특검 캐스팅보트 된 '한동훈 입'…숨고르는 친윤, 스피커 키우는 민주
친한계 특검법 띄우기…"설마" 친윤계 일단 확전 자제
국힘 계파 갈등 파고들기…체포동의안 부결에 기대감
- 김경민 기자,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이비슬 기자 = 국민의힘 계파 갈등의 불똥이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로 옮겨 붙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가 김건희 특검법 찬성 가능성을 띄웠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일단 확전은 자제하자는 분위기이다. 국민의힘 분열상에 이탈표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여론전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친한계 내부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기류가 변화가 감지된다.
당초 한 대표는 지난달 민주당이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할 때만 하더라도 "거부될 것을 알면서 가능성,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한 대표와 그 가족들이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작성한 의혹과 관련 친윤계가 십자포화를 퍼붓자 한 대표 심정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특검법 관련) 기류 변화가 있는 것은 맞는다"며 "(명태균 씨 관련) 검찰 수사를 보고 그때 가서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는 친한계가 압박용 카드로 김건희 특검법을 들고 나왔다고 해석하면서도, 재표결을 앞두고 자중지란은 경계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냉각기를 갖자"고 자제령을 내렸다.
반면 민주당은 한 대표 편을 들며 국민의힘 내분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을 재통과 시키려면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재통과 요건은 200석인데, 야당표를 다 모으더라도 여당에서 8표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한 대표가 국정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고 특검법에 대안을 제시하니 이젠 한 대표를 사냥감으로 만들고 있다"며 "혹시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게 밉보여서 린치를 가하는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를 통해 "'김옥균 프로젝트'는 작동 중"이라며 "(김옥균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주당으로선 신영대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도 호재로 본다. 여야는 지난 28일 본회의를 열고 신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재석 295명에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찬성표와 기권표를 다 합쳐도 국민의힘 의원 수 108명을 넘지 못 한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의 단속에도 오히려 10명 이상 이탈표가 발생한 걸로 볼 수 있다.
그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최대 이탈표는 4표였다.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당시 여당 내에서 4명의 이탈표가 나왔었다. 신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바람을 타고 특검법 통과 기준인 8표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체포동의안은 동료 의원에 대한 동정표란 시각도 크다.
민주당은 내달 10일 본회의까지 김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여론을 부추기며 여권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광화문 일대에서 5차 장외 집회도 예고한 상태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세 번 째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자 당원들에게 "국민의 마땅한 의혹 제기를 정치 선동으로 규정하며 민심을 외면했다"며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진실로 향하는 그 길을 국민과 함께 걷겠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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