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국정조사' 수용 고심…국힘 "특검보단 낫다" 현실론 무게
추경호, "빠른 시일 내 입장 정할 것"…주초 수용 여부 확정
야당 강행해도 저지 힘들어…"국정조사장 안에서 싸우자"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이 해병대원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을 위임받은 원내 지도부는 주말까지 숙의한 후 다음 주 초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 실시가 야당의 특별검사법 공세를 잠재우는 데 더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상병 국정조사와 관련해 의총에서는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게 해주셨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입장 정해서 저희 방침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10명의 명단을 국회의장실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위원장에 정동영 의원, 간사에 전용기 의원을 올렸다. 박범계·박주민·김병주·장경태·김성회·부승찬·이상식·황명선 의원도 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특위 구성은 국회 의석 비율을 반영해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민의힘은 특검은 물론 국정조사도 거부하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는 당 대표가 되면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던 호언장담이 새빨간 거짓말이 아니라면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8일 의총에서 이와 관련한 결정 일체를 추 원내대표에 일임, 국조 수용 여부 및 위원 구성을 고민 중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주말 내내 정말 원내대표와 원내 지도부가 장고를 거듭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5대 5인 분위기"라며 "국정조사 참여 여부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여당이 해병대원 국정조사를 받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여당이 국정조사를 거부해도 야당이 단독으로 강행할 태세인데다, 특별검사 공세에 더욱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특검보단 국정조사장 안에서 적극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물론 주말 동안 원내 지도부가 고심하고 그 결과에 대해선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특검보단 국정조사가 낫고, 아마 이번엔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는 다음 달 2일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있는 만큼 이번 주말 최종 입장을 정리해 국회의장에게 수용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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