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조은희, 울면서 전화…시의원 1개 선생님 드리겠습니다"
"조은희, 후보 들어가지도 못할 걸 내가 작업 다 해줘"
'대구 활동' 明 지인 서울시의원 출마…이후 김영선 보좌관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명태균 씨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의 당내 경선에 개입해 공천을 받게 했다는 의혹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전인 지난 2022년 3월 초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서초갑 국회의원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시점이다. 조은희 당시 서초구청장은 출마를 위해 2021년 10월 구청장직에서 사퇴했지만, 서초갑 당협위원장에는 전희경 전 의원이 선임되는 등 불리한 상황이었다.
녹음 파일에서 명 씨는 "(당의 기류는) 끝까지 조은희는 (공천을) 안 주려고 했다. 조은희는 원래 거기(경선 후보) 들어가지도 못 해요"라며 "내가 그 작업 다 해줬지. 그래서 패널티 20% 때릴 걸 5%밖에 안 때렸잖아. 조은희는 (공천) 안 줘야겠다고 해서 (내가) 결선투표 이야기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시 경쟁 후보들이 서초구청장을 사퇴하고 출마하는 조은희에 대해 부당한 출마라며 배제하려는 기류가 있었다"며 "결국 조은희 득표율에 대한 패널티 부여와 '1차 경선 때 과반 후보가 없으면 결선' 조건을 붙여 타협했다"고 설명했다.
명 씨는 "내가 조은희한테 몇 가지 가르쳐줬지. '서초 시민들의 힘을 보여달라. 왜냐하면 저 조은희를, 1차에서 과반을 넘는 승리를 안겨주세요. 서초구민들의 힘을 보여주세요. 제가 거기에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하게 했다)"며 "(조은희는) 내가 시키는 대로 다 문자 보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서초갑에서) 조사하니까 (조은희가) 48% 나왔어. 그래서 내가 (조은희에게) 요래요래 해라. (그러면) 무조건 과반 넘는다(고 말했다)"며 "패널티가 5%니까 지가 이길려면 (과반인) 56%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표 전날 김영선이한테 전화했다. 조은희한테 가서 '고생 많았다. 명 박사가 시킨 대로 하면 다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안심하면 좋겠다'(고 말하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김영선이 조은희하고 통화를 했는데 명 박사가 시키는대로 (말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명 씨는 "개표 3시간 전에 (조은희가) 전화 와서 '1등인 것 같은데, 과반은 안 될 것 같다고 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가) '에이 쓸데없는 소리' 막 그랬다. (근데) 개표를 하자마자 울면서 전화가 왔다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다음날 (조은희가) '제가 (명 씨를) 맨날 100번도 업고 더 업고 다닌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서초갑에 시의원 공천 2개가 있는데 2개 중에 1개를 선생님께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아무나 추천하세요. 그럼 제가 (공천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에서 활동하던 명 씨의 지인인 A씨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및 반포1·3·4동 지역에서 서울시의원에 출마했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다만 A씨는 경선에서 낙선했다. 당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면서 국민의당 측 후보가 해당 지역 서울시의원에 출마했고, 국민의당 측 후보가 출마한 지역은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이 되면서 단수공천 또는 당원 조사를 통한 명 씨의 개입 가능성이 배제됐을 수 있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 측은 "A씨는 낙선 후 김영선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명 씨가 챙겨준 듯 하다"며 "A씨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책임당원 명부를 명 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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