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져라" vs "친윤이 검증하라" …당원게시판 갈등 격화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중심에 선 당원 게시판 의혹을 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정면충돌이 점입가경이다. 친윤계는 한 대표에게 "솔직해지라"고 요구했고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전수조사를 친윤계가 직접 검증하라고 맞받아쳤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투게더포럼'에서 한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을 겨냥해 "외부에 당당하고 깔끔하고 시원하고 솔직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꺼림칙한 것이 남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꾸 오해를 만들면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친윤계 조정훈 의원 역시 "이것(당원 게시판 의혹)이 잘 매듭되기 위해 모두가 솔직해질 필요가 있고 정직해야 하고 모두가 당을 위해 자리를 조금씩 내려놓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 대표를 직격했다.
친윤 강명구 의원 역시 이날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향해 "가족이 썼다 칩시다. 그러면 그건 도의적인 문제여서 잠깐 비난받고 그냥 끝날 문제"라며 "이런 문제를 빨리 털고 가자. 자중지란에 빠지면 우리 당이 더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한 대표와 그의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 900여개를 작성했다고 한 유튜버가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해명 요구가 잇따랐고 한 대표 측이 반박하면서 당 내홍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심 선고 기일 등과 맞물리면서 사그라드는 듯했던 의혹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최고위원회 공개 발언으로 '8동훈'을 언급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김 의원은 당시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는 이야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일부 최고위원은 그 자료를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어떻게 확인했는지,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동명이인이 8명이라는 친한계의 해명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김민전 최고위원이 잠을 주무셨다고 해서 '잠민전'이라는 별칭이 온라인상에서 떠돌아다니는 건 아는데, '8동훈'이라는 걸 왜 (언급하냐)"라며 "누군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잠민전이라는 얘기도 해도 되나"라고 공격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도 친윤계 대표 2명을 뽑아 당원게시판 전수조사를 검증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더니 '실체를 밝혀라'라며 말이 바뀐다"며 "이분(친윤)들이 당무감사를 하자고 주장하지 않았느냐. 당무감사를 하게 되면 일단 실태 파악을 해야 할 것 아니냐"라고 몰아붙였다.
앞서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1068건의 한 대표 가족 명의의 게시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대통령 부부에 대한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는 건은 12건이라고 밝혔다. 이들 글마저도 한 대표와 동명이인인 당원이 작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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