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 뒤통수 맞은 국힘…속 끓지만 2심 '뒤집기' 기대
선거법 징역형 반발 민주당과 달리 "판결 존중"한다면서도 부글
"해괴망측 궤변 판결" 상식에 위배" 반발…불복 언행 자중론도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예상과 달리 무죄를 선고받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위증과 교사는 있었지만 죄는 안 된다는 판결내용은 모순 투성이라고 비판하며 항소심에서 바로잡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있었던 무죄 선고 직후 당혹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영장전담 판사가 위증교사와 관련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된다고 판단한 바 있는 만큼, 이번 1심에서 유죄 선고는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에서도 이번 선고에서 무죄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이어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되면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한 대표는 선고 시점에 맞춰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대신했다. 한 대표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고 적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기자단 대상 공지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짧게 남겼다.
당내에선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 감지된다. 판사 출신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다'라는 해괴망측한 궤변 판결을 연상시킨다. 마치 '권순일 시즌2'를 보는 느낌"이라며 "이번 위증교사 1심 판결은 판결 자체에 이미 모순을 노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상급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위증교사의 고의가 없었다는 재판부의 판결은 법리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러므로 오늘 민주당의 기쁨은 덧없는 것이다. 회광반조(回光返照)를 '구원의 빛'으로 착각하는 저 어리석음에 고소(苦笑)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당내에서는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단체행동을 '판사 겁박'으로 규정했던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불복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안에서 바로잡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판결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공직선거법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과 같아 보이니까, 우리도 판결 존중하니 민주당도 똑같이 존중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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