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 낙관하다 날벼락…친윤-친한 '내전' 겹악재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데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이 겹악재를 맞았다. 내홍은 격화하는데 사법리스크 반사 이익을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져 정국 주도권 되찾기가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25일 법조계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정범으로 기소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에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별다른 동요는 없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선고 직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는 데 그쳤다. 15일 선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논평을 쏟아냈던 한동훈 대표도 "11월 15일 징역형 유죄판결을 존중했듯,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며 "이럴수록 국민의힘은 더 민생에 존중하겠다"고만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난맥상을 드러내 더욱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를 향해 최고위 공개 석상에서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은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만약 고발한다면 저한테 무수하게 많이 '사퇴하라'는 문자폭탄도 번호를 다 따서 드릴 테니 같이 고발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즉각 반박했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국민의힘 내부에선 공직선거법 위반에 이어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되면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이른바 '이재명 블랙홀'에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논란도 옅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시선을 돌릴 사법리스크 카드마저 무력화되면서 당분간은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에서 유죄를 받았다면 당내 갈등이 다소 가려질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내홍이 더 깊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