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탄 로펌' 비판에…민주 "대선 치르며 벌어진 시비"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대한 당 차원의 법률지원을 검토하는데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명분을 들고 있지만, 세금이 들어가는 정당 예산으로 이 대표 개인의 재판을 변호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22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변호사 선임과 율사출신 의원의 조력을 검토중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SBS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는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고,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벌어진 공직선거법 시비"라며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얘기고 대선 후보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기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라며 "당에서 여러 가지 지원 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당이 손을 놓을 수 없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이 대표의 유죄가 확정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선거 보전 비용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 대처를 위한 진용을 갖추고 있다.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수수 혐의 사건을 변호했던 이건태 의원을 당 법률대변인에 임명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 관련 조직인 검찰독재대책위원회와 사법정의특별위원회도 통합하기로 했다. 이 대표의 무죄와 재판의 쟁점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효율적으로 이 대표의 재판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변호인단을 대형 로펌으로 대폭 바꾼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민주당의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정당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자금법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총액의 50%를 균등하게 나눠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2심 재판부터 민주당 예산을 투입한 변호인단 선임 등을 검토한다는데 공당이 맞냐"며 "당대표의 상습적 거짓말로 벌어진 개인 변호인단 선임 비용을 당의 자산을 가장한 국민 혈세로 대납하는 행태는 결코 현실화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채널A '정치시그널'을 통해 "민주당 전체를 이재명을 방어하는 로펌으로 하겠다는 걸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당비의 절반 정도는 국고보조금인데 나라에서 준 돈을 가지고 개인의 변호에 쓰겠다고 하면 정치자금법에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