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공백 사태 풀릴까…야당 2명·여당 1명 추천 유력
여 "원칙대로 각 1명" ,야 "2명 추천"…내일 발표할 듯
민주 뒤통수 우려하는 국힘…막판까지 물밑 샅바싸움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여야가 22일까지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추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후보 추천 과정이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그동안 야당이 밀어 온 '국민의힘 1명, 민주당 2명 추천' 방안을 잠정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당 몫 인사의 확실한 인준과 다른 연계 요구 사항에 관한 협의 과정이 필요해 변수는 남아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헌법재판관 추천과 관련해 "(여야 합의 상황은) 평행선"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2명이 야당 (추천) 몫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과 관례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의 명확한 목표는 원래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야가 각각 1인을, 합의로 1인을 추천하는 전례에 맞추되 여당 몫 1명만 추천함으로서 합의해 결정하는 1인을 사실상 양보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한다면 자연스럽게 후보 3명에 대한 추천이 모두 이루어지게 되는 셈이다.
여야는 지난 10월부터 공석 상태인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3인의 자리를 두고 샅바싸움을 이어왔다. 앞서 퇴임한 3명의 헌법재판관이 각각 보수와 중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의 후임으로 누가 오는지에 따라 헌재의 판결 성향이 한 쪽으로 기울 수도 있어서다.
여야가 한 달 넘게 신경전을 이어오던 중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이완규 법제처장과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중 이 전 소장의 연임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추천 후보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김성주 광주고법판사가 강력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안대로 간다면 헌재의 구성은 '중도 보수 4명, 진보 2명'에서 '중도 보수 5명, 진보 4명'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한편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뒤통수 치기'에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앞서 여야는 지난 9월 각각 한 명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을 추천하고 서로의 추천 인사에 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깨고 국민의힘 추천 인사의 선출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야당에 과반 추천권을 양보하는 대신 여당 몫 추천 후보에 대해선 확실한 동의와 임명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민주당 측은 인사청문회도 열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임명을 보장할 수 있겠냐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 1과의 통화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표결해야 하는데, 이것이 통과되리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보장하냐"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또한 이번 사례를 지렛대 삼아 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구하는 등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러거나 저러거나 민주당에서는 2명을 추천할 예정"이라면서 "내일 중 발표가 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양당이 내일 추천안을 내고 합의에 다다르더라도 선출안 접수, 인사청문회, 선출안 본회의 표결, 대통령 임명 등 절차가 남아 당분간 헌재 공백은 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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