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주도권 끌어올 '尹의 시간'…친한·친윤 충돌에 날릴 판
지지율 큰폭 반등·이재명 1심 유죄 속 당원 게시판 분열 뇌관
김 여사 특검법 여론 상쇄할 해법 필요…"회전문 인사는 안돼"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여권 내 요구가 분출돼 온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와 인적 쇄신 결과물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크게 반등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여권 내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여권 내 분열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당원 게시판 논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브라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미국, 일본, 중국 등 양자회담 등 남미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여권 내에선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를 꼽는다. 이미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이번 순방에서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으며 공개 활동 자제라는 약속도 지켰다.
때마침 지지율도 반등하면서 김 여사 문제로 수세에 몰렸던 정국 반전을 위한 토대는 갖춰졌다는 게 여권 내 평가다. 더군다나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만큼 정국 주도권을 잡을 절호의 찬스라는 게 여권 내 공통된 반응이다.
윤 대통령은 귀국 후 우선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이미 윤 대통령 부부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도 이미 대국민 담화에서 특별감찰관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더 높을 정도로 국민적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이어서 특검법 요구를 상쇄할 만한 강력한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에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면 계속 야권에 끌려다닌다"며 파격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밝힌 인적 쇄신에도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여권 내에선 한 대표가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한 이른바 '한남동 8인방'을 비롯한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가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국무총리를 비롯한 부처 장관 10여명이 교체되는 '중폭 개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기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쇄신책이 없다면 실망 여론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회전문 인사 하지 말고 제대로 발굴해 내시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모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은 여권의 불안 요소는 한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당정갈등과 당내 계파갈등이 완화된 만큼 김 여사 특검법을 막고 대야 공세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인데 여권 내 분열의 뇌관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평소답지 않게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게 아니라 당원 게시판 문제를 스스로 일단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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