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게시판' 기세등등 친윤, 입 닫은 한동훈…친한 '무대응' 전략

"개인정보라,경찰이 밝혀야…범죄 아니라 수사 어려울 듯"
"부인 리스크 소홀한 윤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털고 가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한미동맹 및 통상외교 강화 방안 긴급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온 것을 두고 내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한동훈계는 한 대표 가족이 작성한 글이라 하더라도 별다른 혐의점이 없다고 본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보며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측 한 인사는 20일 뉴스1에 "친윤석열계에서는 한 대표 가족이 썼느냐, 안 썼느냐로 몰아가는데 개인정보보호법상 경찰이 밝힐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가족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 범죄 등의 조사 근거가 없는 데다가 여론을 조작할 정도로 내용이 방대한 것도 아니라, 경찰이 밝히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경찰은 윤 대통령 비방글 중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에 대해서는 자료를 받아갔으나, 한 대표 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글에 대해서는 서버 보존 외에는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았다.

한 친한계 의원은 "백 번 양보해서 한 대표의 가족이 썼다고 하더라도 그분도 당원인데 익명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한 대표가 무대응 기조로 일관하면 점차 여론도 가라앉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사실이 아닌 것을 대응하면 마치 사실이 되는 것"이라며 "백서 논란, '김 여사 문자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음) 논란' 때도 한 대표는 눈에 띄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한 대표가 침묵을 지키면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단순한 사실관계 해명으로도 넘어갈 수 있는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에도 관련 논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 친윤계 의원은 "계파를 떠나서도 당원들 사이에서 관련 의혹을 해소하라고 문자가 폭탄 수준으로 많이 온다. 결국 불식시키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익명으로 욕할 수는 있지만 아이디를 도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범죄 혐의도 있다"고 했다.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측에서도 한 대표가 의혹을 수수방관 말고 적극 나서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계속 놔두면 결국엔 가족 리스크에 소홀한 윤석열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며 "논란이 오히려 커지는 양상인데 비호하는 모양새보다는 털고 가는 것이 한 대표 입장에서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