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당무감사", 친한 "법 위반"…조기진화 실패한 '당원 게시판'
의총 후에도 파열음 계속…계파 갈등 확산 국면
경찰 서버 자료 보전 요청…수사 결과까지 내홍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당내 잡음이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다. 친윤계(친 윤석열계)는 당무감사를 요구하는 반면, 친한계는 "당원의 신상을 확인하는 건 정당법 위반인데 누구를 위한 당무감사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현재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당무감사 없이 수사를 지켜보는 방향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게시판 논란) 진상규명은 전혀 복잡하지 않을뿐더러, 며칠 만에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라며 "당무감사를 신속히 진행한 후 일치단결해 무도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폭압을 막아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모 유튜버가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한동훈 대표 측은 동명이인이 8명이나 된다며 일축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몇몇 의원으로부터 당원게시판에 대한 당무감사 요구가 나왔다. 당시 서범수 사무총장은 당무감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의원들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뉴스1에 "본인과 가족 이름이 나오니 진짜 맞냐, 아니냐만 가리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당원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의 당무감사 주장에 친한계는 "정당법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모 친한계 관계자는 "당원 명부를 확인할 수 없는데, 현행법을 위반하는 당무감사를 하자는 게 대체 맞는 이야기인가"라며 "조사권도 없는 걸 하자는 건 분란만 키우자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의총에서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도 당원의 신상을 열람이나 공개, 누설할 수 없다는 정당법 제24조를 들어 당무감사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친한계 관계자는 당원게시판의 '익명' 특성을 지적하며 "당무감사를 할 경우 당이 빅브라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빅브라더가 있는 게시판에 누가 글을 올리겠나"라며 "사법기관이 보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당에서 보게 되면 그 게시판은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의 당무감사 요구에도 현재로선 경찰 수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이미 국민의힘에 당원게시판의 서버 자료를 보존해달라는 요청 공문을 보냈다. 당 관계자는 "공문은 의례적인 절차"라며 "당도 관련 절차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인사인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도 전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 가족들이 진짜 본인들이 등록해서 쓴 것인가 아닌가는 수사 결과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에 이제 윤·한 해빙 모드 되니까 그게 마뜩잖은 사람, 그러니까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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