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파우치' 박장범 청문회…"시청자 속여"vs "정식 명칭"(종합)

(서울=뉴스1) 박기현 임세원 기자 = 여야는 18일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에 대해 '파우치'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박 후보자가 윤 대통령 부부의 입장을 대변했다며 정치적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라고 날을 세웠지만, 국민의힘은 '파우치'가 해당 상품의 정식 명칭이라며 방어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디올 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돌려 말한 것은 명백히 시청자를 속인 것"이라며 "디올 백을 디올 백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부른 후보자의 심정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심정 같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조인철 의원은 박 후보자가 당시 대담에서 최재영 목사가 명품 가방을 '놓고 갔다'고 표현한 데 대해 "박 후보자는 사건의 경과를 잘 알고 있었지만 김 여사가 마치 능동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마치 방문객이 몰래 놓고 간 것처럼 왜곡하여 국민을 오도했다"고 가세했다.

박 후보자는 이와 관련, "명품이라는 말 속에 좋은 제품, 우수한 제품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에서는 명품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해당 상품을 검색했고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고 해명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대체로 명품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특정 소비를 진작시킨다든가 또는 중립성과 객관성에 위배된 된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특정 상품을 홍보하게 되는 우려도 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고 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오히려 명품 가방이라는 표현이 과장을 위한 프레임이 아니었나 생각도 개인적으로는 한다"며 "아까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못 부른다'고 야당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아버지가 키가 좀 크다고 큰아버지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반박했다.

김장겸 의원은 "(KBS 내에서) 박장범 후보자에 대한 릴레이 반대 성명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데 진보 좌파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는데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꼭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며 "노조들의 정치적 편향성이 너무 심하다"고 문제를 돌렸다.

이날 오후에는 박 후보자가 앞서 윤 대통령과의 대담 당시 '야당이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하는데 대통령은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고 답변했으나, 방영분에는 이 내용이 담기지 않은 점에 대해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토록 육하원칙이 딱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 거짓말한 건 처음 본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과거 언론인 생활을 30년이나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런 착각은 녹화본에 대담할 때는 질문을 했기 때문"이라며 원본 공개를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본인의 팩트를 왜곡하고 유불리에 따라서 왜곡시키는 사장은 사과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며 "그 당시에 총선에 영향을 미쳤던 정치 행위"라며 후보 사퇴를 거론했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편집 원본을 비공개로라도 검증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장겸 의원은 "방송분이 아닌 앞의 원본을 달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이든 간에 조금 문제가 있다"며 "편집이나 편성 과정의 전체가 공개되면 자율적으로 난상토론도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위장전입, 스쿨존 속도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가압류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