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첫 선고부터 '징역형'…민주 '살얼음 재판' 당 차원 대응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예상과 달리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을 받게 되면서 민주당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위증교사 등 형량이 더 무거운 재판이 남아 있어 '사법리스크'에 따른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5일 이 대표 1심 선고를 '정치 판결'로 규정하고, 연일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2심'에선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심 선고 결과로 생길 수 있는 당내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판결은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면서 "기초적 사실관계도 맞지 않고 법리에도 맞지 않는 1심 판결은 2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당 차원에서 변호인단을 꾸려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조직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는 이 대표의 문제이기도 하고, 직접적인 당의 문제도 되기 때문에 당에서 변호인단을 구성하거나 당에 있는 율사 출신 의원들이 법률위원회와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은 '이 대표 리더십'이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리더십 교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이 대표 본인도 선고 이튿날 개최한 장외집회에서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들까지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며 이 대표 리더십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의 분위기는 오는 25일 예정된 위증교사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금고 이상의 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판례 4건 중 3건이 징역형 이상 형이 선고될 정도로 공직선거법보다 형량이 높다.

위증교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 이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욱 커지는 셈이다.

당장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 결과에 따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몰아쳤던 대여 공세의 동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여당에게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고 역공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재판 모니터링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재판 지연을 감시해 신속히 대법 판결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현실적 문제도 따라온다. 공직선거법 위반 집행유예 선고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민주당은 434억 원의 2022년 대선 선거 비용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여의도당사를 처분해서라도 반납액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지더라도 이 대표의 당내 위상이 아직 확고한 만큼 당분간 '대안' 세력이 눈에 띄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재선 의원은 "설사 이 대표가 리더십을 잃게 되더라도 차기 주자가 현 체제를 물려받기 위해선 '반명'이 되기보다는 '친명'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며 "당분간 앞으로 나서는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