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 일극체제 균열 신호탄…비명계 '3총·3김' 대안 급부상

선거법 1심 피선거권 박탈 징역형…이재명 대권가도 '빨간불'
웅크렸던 '3총·3김' 기지개 펴나…초일회·박용진 등 비명 주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1.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선거권 박탈은 물론 혐의 대부분이 인정된 중형 선고에 따라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암운이 드리웠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이 대표가 형이 확정돼 원외로 밀려나게 된다면, 새로운 진보 세력의 대안으로 '초일회'를 앞세운 비명(이재명계)계 전직 의원들과 '신3김(김동연·김경수·김부겸)'이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상진)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백현동 용도지역 변경'에 대해 "국토부의 요구가 아닌 스스로 검토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징역형 유죄 선고로 이 대표의 대권 플랜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최종심까지 1심 형량이 유지된다면 피선거권이 향후 10년간 박탈된다. 형량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될 땐 공직선거법 제18·19조에 따라 형 확정 후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됐을 때는 퇴직한다'는 국회법 136조에 따라 의원직도 상실하고 오는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대법원 확정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야권 균열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단일대오를 외치는 친명계에 맞서 지난 4·10 총선에서 원외로 대거 밀려난 비명계가 세력화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원외로 밀려나며 민주당 장악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신3김'(김동연·김경수·김부겸)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총선 당시 이끌었던 새미래민주당(옛 새로운미래)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새미래민주당은 지난 10일 '제2창당 결의대회'를 열고 "이재명 민주당은 더 이상 희망이 없고 11월 유죄판결이 나오면 그 대안세력인 '3총3김'을 중심으로 민주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3총3김'에서 '3총'은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전직 총리들을, '3김'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현 경기지사,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뜻한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극비리에 회동한 것에도 정치권 이목이 쏠렸다. 두 사람 모두 대권 잠룡이자 진보 진영에서 이 대표의 유력한 대항마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란 점에서다.

김동연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대표 친문(친문재인)계 인사이자 최근 경기도에 친노(친노무현), 친문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세 불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3선 의원을 지냈고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전 의원이 경기도정자문위원장에 임명된 게 대표적이며 지난달에는 고영인 전 민주당 의원이 경기도 경제부지사에, 윤준호 전 민주당 의원이 경기도 정무수석에 각각 임명됐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었던 김경수 전 경남 지사는 이달 말로 예정했던 귀국 시점을 최근 내년 2월 말로 미루면서도 잠행의 끝을 예고했다. 김 전 지사 측에 따르면 '이재명 일극 체제'로 평가받는 현 야권 지형을 유심히 지켜보는 한편, 이 대표의 1심 선고에 따라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 김 전 지사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비명계 중심 원외 모임인 '초일회'도 이달 들어 본격 활동에 나섰다. 초일회는 지난 3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초청해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간담회에는 민주당의 박용진 전 의원, 강병원 전 의원, 양기대 전 의원, 기동민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일회는 향후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의제로 세미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전 세력을 모으고 있던 비명계 정치인들이 이날 유죄 판결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여당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소를 요구하며 특검법을 관철했던 민주당의 공세를 이번 계기로 반전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건희·김혜경·김정숙 등 '3김 여사 동시 특검'을 주장한 바 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