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윤상현 "김정은-트럼프 필연적 만남…북미회담 대비해야"
"윤, 빨리 인간적 신뢰관계 구축을"…우크라 무기 제공 신중론
"외교 재앙이란 생각 버려야…분담금 요구? 핵기술 받아내야"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5선·인천 동미추홀을)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한반도에 몰아칠 격랑을 기회로 바꿔내기 위해선 지난 7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들 간 만남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하자 국민의힘에서 가장 바빠진 인물 중 하나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내 보기 드문 '미국통'이다. 그는 조지워싱턴대학 국제정치대학원에서 외교학과 정치학으로 석·박사를 땄다. 20대 국회 후반기엔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내며 미국 내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는 등 의원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6년 미 대선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미국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 가서 인간적 신뢰를 구축했다. 그 신뢰 관계로 트럼프는 아베를 진정한 동지로 생각했다"며 "윤 대통령에게도 트럼프와 그런 인간적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만나겠다고 하듯이 윤 대통령도 빨리 가서 만나고, 안 되면 특사라도 보내서 양국 정상 간에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조만간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트럼프가 거래한다면 우리도 거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어느 정도 트럼프가 원하는 것에 대해선 우리도 분담하고 그만큼 받아내면 된다. 핵추진잠수함 기술, 우라늄 농축 기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받아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트럼프를 우리 외교의 재앙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24시간 내 종식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선 "자신감과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지 이른 시간 안에 종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군사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 유럽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쟁 수행 능력이나 의지가 약화할 수밖에 없어 결국엔 종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전했다. 윤 의원은 "트럼프가 전쟁에 개입할수록 종전의 가능성이 커지고, 그런 만큼 종전 이후 한러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살상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며 "방어용이나 공격용이나 사실 군사 교리상 큰 차이가 없다. 방어용 무기라도 그 성격을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팀 교체론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우리 외교·안보팀은 문재인 정부 때 이완된 한미동맹에 돌파구를 열었고, 그러면서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의 제도화까지 이끌어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열릴 가능성까지 대비해 왔고 그런 면에서 정교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에 대해선 "필연적"이라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러시아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을 북한에 알려주면 한마디로 북한이 미국에 핵 공격이 가능하게 되는데, 그게 한반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수밖에 없고, 그때를 일찍이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서는 "미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 우리 수출이 450억 달러(60조 원)가 감소한다고 한다"며 "우리의 협상력을 높여야 하고, 미국 말고도 다른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보편적 관세를 최대 수준으로 부과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67% 줄고, 수출은 450억 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벌써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정과 관련해 윤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캐시머신(현금인출기)'라고 표현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 기여를 많이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갑작스럽게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에 대한 반감이 일어난다는 점을 피력해야 한다"고 했다.
행정부 간 외교를 넘어 한미 간 의원 외교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한일의원연맹과 한중의원연맹은 있는데 한미의원연맹이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의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대화하고 세미나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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