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뒷전 '尹 회견' 공방…야 "임기 단축 권유" 한 총리 "전혀 없다"

민주 "김 여사 대통령 역할 의심" 국힘 "비난 전 스스로 돌아봐야"
"임기단축 개헌 제안" 질문에 한 총리 "그걸 왜 나한테 묻나" 발끈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야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탄핵'까지 언급했고 여당은 정쟁을 멈추고 예산안 심사에 집중하자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종합 정책질의는 8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이어 11∼14일 부처별 심사를 각각 진행하고 18∼25일에는 소위 증·감액 심사를 거쳐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야당은 이날 진행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윤 정부 3년 차 대한민국에서 공정과 상식이 실종됐다. 윤 정부 출범 전과 후에 대한민국이 이전과 같은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라며 "오늘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사과했는데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차라리 기자회견을 안 하는 게 낫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순회 민생 토론회를 진행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발표한 각종 정책과 사업을 이행하려면 1274조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1000조가 넘는 국가 재원이 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계산이고 가짜 뉴스"라며 "민간에서 하는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두고 "거짓말과 변명으로 가득 찬 기자회견이었다"며 "오늘 기자회견 하며 총선 개입을 했다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열어 대통령 위에 대통령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와 야당 의원 사이에 설전도 오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전 국민 담이 오게 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전파 낭비, 시간 낭비, 세금 낭비였다"며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듯한 현실 인식 수준을 그대로 내보이며 망언만 추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황 원내대표는 한 총리를 향해 "대통령의 임기가 조기 종료되는 방법은 스스로 하야하는 방법, 헌법재판소에 의한 탄핵, 임기 단축 개헌이 있는데 어느 방법이 가장 명예로운 퇴진 방법이냐"고 물었고 한 총리는 "그걸 도대체 왜 저한테 묻냐. 국민 투표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을 하야해라 뭘 해라 그렇게 할 수 있나. 위원님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런 것이냐"고 발끈했다.

황 원내대표가 다시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물러나기 위해 임기 단축 개헌을 권유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한 총리는 "위원님께서 오버를 해도 한창 하는 것 같다.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예결위 사안에 집중하자고 맞받아쳤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좋다. 헌법 기관의 의무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남을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국회는 제 역할을 하고 있나"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예결위가 진행되는 동안 예산에 대한 얘기가 하나도 없다. 반성할 게 있으면 반성하겠다. 그러나 또 견제할 게 있으면 견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정 예결위원장은 박 의원의 요청에 대해 "오늘은 종합 정책질의로 관례상 예산에 대한 질의도 하지만 국정에 대한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예산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며 "예결위 위원들도 유념해서 균형을 잘 잡아 질의해달라"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