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건희 특검이 최소 조건"…윤 '끝장 문답' 승부수에 심드렁

의혹 해소될 때까지 질답 예정…민주 "기대 크지 않아"
"어쭙잖은 변명, 민심에 기름 붓는 것"…특검 강행 수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과 관련 대국민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초래한 난관 돌파를 위해 '무제한 질의응답' 승부수를 띄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납득할 수 있는 쇄신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흰 눈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긴급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담화와 기자회견이 반전의 계기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는 국민 여론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다른 나라 정상들도 지지율이 낮다'는 둥 '돌을 맞고 가겠다'는 둥 복장 터지는 말로 국민을 우롱하던 게 며칠 전"이라며 "기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석 당 수석최고위원은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사과하고, 내각 총사퇴 수준으로 뭐든지 하겠다고 얘기해야 한다"면서도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명태균 나쁜 사람이다 이런 설명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사과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민주당이 대국민 담화를 백안시하는 데는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KBS 신년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해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 참 어렵다"고 해명하는 등 전례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혀야 성난 민심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본다. 특검 수용이 반성과 사과, 국정 쇄신의 최소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윤 대통령, 김 여사 관련 녹음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에 소속된 전용기 의원은 "여러 가지 녹음이 있다"며 대국민 담화에서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혹을 축소하려 하거나 소극적 방어 논리에만 집중할 경우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특검 여론 확대를 목표로 지난 2일 서울역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9일에도 같은 행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번에도 과거처럼 김건희 여사가 매정하지 못했다는 둥 어쭙잖은 변명과 하나 마나 한 사과로 넘어가려 한다면 타오르는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에 명심하시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본회의에 김 여사 특검법을 상정해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올 경우 28일 다시 본회의에 올려 재의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