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늪' 빠진 여권, 대권 주춧돌 놓는 이재명
이재명, 민생·재계·소상공인·보수층까지 광폭 소통 행보
당 차원 특검·하야 공세와 투트랙…사법리스크는 예측불허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권이 '명태균 게이트'로 연일 혼란에 빠진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당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는 등 대정부 투쟁을 펴고, 이 대표는 직접적 공세와는 거리를 두고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앞세운 중도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4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SK AI 서밋 2024' 참석해 글로벌 AI 기업 주요 인사를 만날 예정이다. 이어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정책 간담회를 갖는다.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 직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을 만나며 재계 인사들과의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 부각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민생경제 간담회를 가졌다. 여러 분야 소상공인의 고충을 들은 이 대표는 "우리 경제의 핏줄인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경제, 지방경제, 골목경제, 서민경제를 맡고 있는 소상공인 영역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민생을 다독였다.
지난달 17일에는 재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강원도 평창군으로 달려가 배춧값 안정화 현장간담회로 '김장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농작물 수입 할당 허가권'을 국내 생산자 조합에 주는 대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 정부의 민생 경제 실정을 부각하고 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중도 외연 확장 시도는 경제와 민생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도 대권주자 입지를 굳히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북한과 접경 지역인 인천 강화군의 마을을 찾아 대남 방송 소음 피해 주민들을 다독였다. 그는 "전쟁 중에도 외교를 한다. 오른손으로 주먹질하면서도 왼손은 잡는 게 국제관계"라며 "지금이라도 대북 소통 채널을 회복해 서로 득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3일 타라마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 접견에 이어 같은 달 28일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 대사를 만나 양국의 우호 협력을 위한 메시지를 내는 등 외교 역량을 내보이는 일정을 소화했다.
보수 원로들과 잇따라 스킨십을 가지며 진영을 초월한 외연 확장 행보에도 분주하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는 보수 진영 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 정국 전반에 관한 조언을 청취했다. 이에 앞서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만났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무죄일 경우 대정부 공세에 더욱 힘이 실리지만, 유죄가 나올 경우 악재를 넘어 대선 출마 자체가 막히게 되며 여론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한 후 조기 대선을 위해 '탄핵·하야·임기 단축 개헌'까지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집권 플랜본부'를 꾸리고 '당대표 총괄 특보단'도 구성하는 등 집권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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