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건의하라" vs "1건 잡아 권력찬탈 꿈" …윤 녹음파일 공방
야, 오락가락 해명 비판 …"진짜 권력, 대통령은 김건희"
여 "선거 후 세평 물을 수도" …"도운 사람에 고맙다 얘기"
- 송상현 기자, 구진욱 기자,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구진욱 임세원 기자 =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을 두고 여야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맞붙었다.
야당은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해명을 비판하는 한편 이번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선거에 도움을 준 명 씨와 감사를 표하는 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일 뿐 공천개입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관계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종군 의원은 앞서 윤 대통령과 명 씨가 경선 이후에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전날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기억에 남을 중요한 내용도 아니었다"고 바뀐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경선 이후 대선 과정에서 명 씨와 교류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이에 윤 의원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냐"고 따져 물었고 정 실장은 "거짓말이라고 등식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 역시 "국민들이 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라며 "만약 녹취록 안에 있는 대통령 말씀이 사실이라면 국민한테 거짓말하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 개입 의혹에 있어 김 여사의 역할에 주목하며 '김건희·명태균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용기 의원은 "5선 김영선 의원은 그렇다고 치고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한테 왜 쩔쩔매느냐. 일련의 사건들을 조합해 보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김건희 여사를 지목했다.
같은 당 정진욱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이 앞으로 더 잘할 것 같지 않아 다음주는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 같은데 (대통령실이) 별로 걱정 안 하는 모습"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 진짜 대통령은 윤석열이 아니라 김건희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윤종군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보면 당시는 최순실 1명에게 농락당했다"면서 "지금은 김 여사, 명태균 2명에게 국정농단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을 막고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자진해서 (대통령에게) 하야하라고 건의하는 게 어떠냐"고 정 실장에게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대화가 공천 개입이 아닌 선거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를 표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임이자 의원은 "지역에서 선거할 때는 '오빠 맞습니다' '언니만 믿어요'라면서 한표 한표가 소중하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그런다"며 "선거가 끝난 후에는 대통령이 (선거) 기여도라든가, 세평이라든가 이런 것을 물어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 역시 "취임식 전날 (명 씨로부터) 전화가 온 것 뿐"이라며 "그 사람도 초반에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까, 전화를 받아서 감사·축하를 덕담으로 건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 역시 "선거를 하며 느낀 게 저를 도와줬다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지'였다"며 "그분들이 저를 도와준 줄을 알지 못해도 일단 도와줬다고 말하면 '고맙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정권 찬탈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이자 의원은 "대통령 육성 녹음 파일을 가지고 1건 잡았다고 민주당에서 막 난리 블루스를 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플랜을 가동하면서 권력 찬탈을 꿈꾸고 있다는 게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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