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방 목적" vs "시민 기본권 침해"…국회 '탄핵의 밤' 허가 공방전
여당 "이재명 구속 위한 촛불문화제도 허가해줄 거냐"
"尹, 하야 안되면 탄핵" 주장에 여야 고성 주고받기도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여야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회사무처 국정감사에서 '탄핵의 밤' 행사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지난 9월 28일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오후 국회사무처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밤 행사가 대통령을 비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대관 허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권영진 의원은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동의하냐"며 대관 허가 기준을 물었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국회의 안전 그리고 질서 유지가 가능한지 여부로 주로 판단을 내린다"고 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될 경우 회의실 및 로비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국회사무처 내규를 들며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게 대통령 개인과 국가 원수인 대통령 개인을 비방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 역시 "탄핵이라는 것은 다 아시다시피 정치적 폭력이고 살인 행위고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탄핵, 이재명 구속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고 신청서를 내면 허가해 줄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리는 문화제를 막는 것은 기본권 침해이고, 행사 취지에 대한 비판은 정치인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추미애 의원은 "의원은 국회에서 탄핵촛불집회를 열 수 있고 시민은 소정의 절차·양식에 따라 신청서를 내고 탄핵이라는 주제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것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침해"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회 의원은 "국회사무처가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 어떤 기준을 놓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치인이 책임지고 하는 거다. 그런 행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돌을 맞으면 행사를 주최한 의원이 맞으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여야 간 충돌도 빚어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이라는 말이 어떻게 비방이고 어떻게 품위, 비위와 관련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말을 가로막았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여야 의원은 "질문 같은 질문 하세요" "고함치지 마세요"라며 격양된 반응을 주고받았다.
김 사무총장은 국회 사무처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대관을 원칙대로 했다고 강조하면서도 "대관 사용 문제로 정치적 논란이 생긴 점에 대해선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처에 (규정) 해석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맡으라고 하면 자칫 사전 검열 등의 더 큰 문제와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사무처는 앞으로 국장 전결인 회의장 사용 허가 결재권 상향, 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해 주시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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