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인권 3인방' 안창호·김용원·이충상…야 "자랑삼아 편견 드러내냐"
인권위 업무보고 부정한 인권위원장…야 "위증 아니냐"
'1명만 반대해도 진정 기각' 전원위 통과두고 야당 '맹공'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대상 31일 국정감사에서는 안창호 인권위원장과 김용원·이충상 인권위원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안 인권위원장이 국정감사에 앞서 보고된 업무 현황이 자신의 의사와 달리 '간과돼 보고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자 국감장에서 위증을 하냐고 쏘아 붙였다. 김 인권위원을 향해선 자신의 사적 복수를 위해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를 착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권위 소위원회 위원 1명만 반대하더라도 진정이 자동 기각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최근 통과된 것을 두고도 '인권의 최후의 보루인 인권위가 효율을 따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안창호 신임 인권위원장을 포함해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이 출석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헌법재판관을 지낸 안 인권위원장의 경우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 항문암, 에이(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고,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야당으로부터 인권위원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 왔었다.
아울러 김 인권위원은 지난 8월 국회 운영위의 전체회의 출석 요구에 "공직자를 출석시켜, 인권보호 및 증진에 대한 생산적인 질의·답변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질의를 빙자하여 사실 왜곡, 조작, 명예훼손과 모욕을 일삼을 뿐이고, 제대로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다수당의 횡포가 만연하는 국회에 출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논란을 빚었다.
야당은 이같은 배경 속에 진행된 이날 국감 초반부터 안 인권위원장과 김 인권위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업무현황 보고에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대답한 안 인권위원장에게 "사무처 직원이 대신 보고한 것은 (안 위원장을) 대리해서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자신의 업무 보고가 부족한 점이 있다고 국정감사장에서 발언한 것은 위증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신 의원은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조사하려 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인권위원을 비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법사위 청문회 과정에서 증인들을 질타하고 퇴장 조치했던 정 위원장이 인권을 침해했다며 직권으로 상정해 조사하려 한 의혹을 문제삼았다.
신 의원은 "자신이 소위원장으로 있는 인권위 침해구제 제1위원회에서 정 법사위원장을 인권침해라며 지난 9월 직권으로 상정해 조사할 예정이었다"며 "국회에 대한 자신의 사적 복수를 위해서 직권 조사를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인권위원은 "답변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소위원회 위원 1명만 반대하더라도 진정이 자동 기각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최근 통과된 것도 질타했다.
전원위 통과를 두고 시민단체에서는 "인권위는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관인데, 진정을 자동 기각·각하하는 잘못된 방법으로 어떻게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안 인권위원장은 한 나라의 국민들의 인권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다"며 "동수여도 그동안의 만장일치의 정신을 버리고 동수여도 기각 해버리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추미애 의원도 "법조 경력이 도대체 몇 년인데 법 해석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자랑삼아 드러내고 계시냐"며 "학교 폭력의 피해학생이나 또는 군 조직에서 인권을 침해 당한 군인들 또한 성소수자 이렇게 소외된 사람들이 인권위를 찾아왔을 때, 그 분들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 자기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기에 (인권위에) 찾아갔지 않겠냐"고 질책했다.
이어 추 의원은 "그렇게 소위를 구성해서 다수결로 진정사건이나 이런 것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전원위에 회부도 안 하고 각하를 해 버린다면 도대체 인권위는 왜 있는 거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반복되는 질의에도 불구하고 안 인권위원장은 "법리적으로는 그날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인권위 국정감사에서는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이자 고(故)이재현씨의 어머니인 송모씨가 참고인으로 국감장 증언대에 섰다.
송씨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의견 표명을 한 이충상 인권위원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며 눈물을 쏟아 냈다.
이 인권위원은 이태원 참사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면서 "이태원 참사에서는 집회 주최자가 없었고 피해자들이 핼러윈데이를 즐기려고 스스로 너무 많이 모였다가 참사가 난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에서는 구조물·시설물과 관련해 더 조사하거나 수사할 것이 없다"라고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송씨는 이 인권위원의 발언을 다시 언급하며 "참사 현장에서 두 친구를 잃게 되었고 이후에 희생자나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로 괴로워하다가 참사 43일 만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에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안 인권위원장과 이 인권위원에게 '혐오 표현을 통해 2차 가해를 한 것에 대해 인정하느냐'고 되물었지만 이들은 끝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저 이 인권위원은 "국가의 책임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며 "아무튼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답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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