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명태균 통화'에 "참 심각한 상황"
대남방송 피해 지역 찾아 "대북 소통 채널 회복해야"
"전쟁 중에도 외교하는 게 국제관계…대화 복원 시급"
- 문창석 기자, 원태성 기자, 한병찬 기자
(강화=뉴스1) 문창석 원태성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북한과 접경 지역인 인천 강화군의 마을을 찾아 북한의 대남 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대북 소통 채널을 회복해 서로 득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마을회관에서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쟁 중에도 외교를 한다. 오른손으로 주먹질 하면서도 왼손은 잡는 게 국제관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종인선 송해면장은 대남 방송 피해 상황에 대해 "사이렌과 불쾌한 기계음이 반복되고 소음 강도는 81데시벨까지 측정되고 있다. 주기는 불규칙적이며 24시간 송출된다"며 "주민들은 수면 장애 및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하고 지속적 소음으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남북한이 똑같은 행위를 서로 반복하면서 '다 너 때문이야'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남은 건 포격전·총격전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무능하고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주민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원천은 9.19 군사 합의를 복구해 지키는 건데 정치적인 것이라 쉽지 않다. 삐라를 못 보내게 하는 게 현실적 방법"이라며 "인천시에 정식으로 요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촉구했다.
정치권 차원의 해결책으로는 "(지난 강화군수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졌습니다만 약속한 걸 지키도록 하겠다"며 "민방위기본법을 개정해 북한의 공격 행위로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선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직후 마을로 나서 약 10분 동안 직접 북한의 대남 방송을 들었다. 그는 "서로 돈 들이고 인력 들이고 서로 고통을 가하는 슬픈 현장이다. 이게 무슨 도움이 되나"라며 "(정부는) 심각성을 느끼고 적대 완화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도 대남 방송을 하면서 무슨 이익을 얻나. 엄청난 비용을 지출할 것 아닌가"라며 "합리적으로 해결할 기간이 얼마든지 있다. 대화의 복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음이 공개된 것에 대해 "아직 직접 들어보진 못했지만 참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확인을 안 한 상태라 세부적인 논쟁을 이 자리에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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