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우리가 봐도 민심 안 좋다"…'김 여사 위기감' 계파 초월

친윤·친한 '분열 우려' 위기감에 특감은 '신중론'
대통령실 쇄신책 수위에 특검 이탈표 영향 전망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권 내 계파를 넘어 확산하고 있다.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정국을 앞두고 여권 공멸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향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한 친윤석열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민심은 우리가 봐도 너무 좋지 않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당내 거의 모든 사람이 하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께서도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의 중진 의원들을 비롯해 친윤계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을 향한 기류 변화가 읽힌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당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정 임기 반환점을 전후로 민심이 급격히 얼어붙자 정권 재창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위기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과 권영세·김기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찬 간담회를 함께한 뒤 "대통령실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달라"고 요구했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패권 다툼으로 표류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국정 쇄신도 필요하고, 당무 쇄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회동 전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절차 협조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회동 열흘째 답변을 내놓지 않은 데다 김 여사가 지난 21일 회동 사흘 만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한 행사에 참석하며 사실상 3대 요구 거부 기조를 보이자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내에선 특감만큼은 추진 절차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뚜렷하다. 한 차례 특감 추진에 제동을 건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를 의논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총회가 열리는 것조차 옳지 않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사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도 국민들께서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 또는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로는 민심을 전환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비롯해 제2부속실 설치, 외부활동 자제와 같은 공식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언급된다.

한 대표가 요구했던 이른바 '김건희 라인' 인사 조치에 대해선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결단은 확실하게 내리지만, 즉흥적이기보다는 사전에 따져보는 스타일"이라며 "사람 하나 바꿔서 분위기를 쇄신하고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선택은 하지 않으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대해서는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특검 반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 뚜렷하다. 특검법 통과 시 한 대표 리더십뿐만 아니라 여권 분열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상식적 특검이면 이탈표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겠지만 민주당이 점점 더 위헌적 특검안을 내놓는 이상 보수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친한계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김 여사와 관련한 충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김 여사 제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특검 내용이 어떻든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