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선백서 "불안정한 당정관계·시스템 공천·전략 참패 요인"
당정·공천·전략·조직 '총체적 문제'…7가지 원인 제시
"의대증원 대통령 담화 직후 '끝났다' 절망 팽배"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국민의힘이 28일 공개한 22대 총선 백서에선 4·10총선의 참패 요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를 비롯해 공천 문제, 전략, 조직 등을 꼽았다.
당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이런 내용이 담긴 총선 백서를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백서에선 총선 패배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 △절차적 문제와 확장성 부재를 야기한 비례대표 공천 △승부수 전략 부재 △효과적 홍보 콘텐츠 부재 △당의 철학과 비전의 부재 △기능 못한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등 7가지를 지적했다.
불안정한 당정관계와 관련해선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면서도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의대 증원 이슈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모든 의제를 열어놓고 대화를 시작할 것을 대통령실에 제안했고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당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국민담화 직후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끝났다'라는 절망이 팽배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정 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대립 관계를 보이는 순간 당정갈등이 집중 부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선거가 끝났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한 시스템공천이 반쪽자리에 그쳤다는 혹평도 나왔다. 백서는 "당이 일찍부터 인재 영입을 준비하지 못해 후보군에 한계가 있었다"며 "사실상 총선 직전에 만든 기준은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백서는 "일부 출마자들은 경선·결선 기준이 다소 비합리적이었다는 점, 현역의원 재배치나 국민 추천제와 같이 기존의 원칙과 기준에서 벗어난 공천 사례들이 발생하며 시스템이 100%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비례대표 공천 문제 역시 패배 요인으로 꼽혔다. 백서는 "공관위의 비례대표 후보 면접 최종 심사 결과 자료가 국민의미래 지도부 및 사무처 실무진과 공유되지 않았고 현재도 남아있지 않다"며 "이는 심각한 절차적 하자로 시스템 공천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초래한다"고 적었다.
특히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 안정권에 배정된 점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고 비례 공천에 대해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달됐으나 지도부는 공천을 강행했다는 진단이다.
정부의 정책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유능함을 보여줘야 했지만 '민생 실종'으로 집권 여당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담겼다. 백서는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일관되게 밀어붙인 데 반해 우리는 운동권 심판, 이조심판, 읍소전략으로 변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백서는 여의도연구원이 여론조사 결과를 소수의 후보자에게만 비공식적으로 공유한 것과 관련해선 "당시 여론조사 수치는 상당히 비관적이었는데 선거를 중도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우려가 제기되는 수준이었다"며 "이에 전반적인 사기 저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백서는 6대 개혁과제로 △당의 정체성 확립 및 대중적 지지기반 공고화 △미래지향형·소통형 조직 구조로 개편 △빅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 및 홍보 역량 강화 △공천 시스템 조기 구축 및 투명성 강화 △취약지역 및 청년·당직자 배려 기준 구체화 △비전을 가진 싱크탱크 구축 및 미래를 위한 준비 등을 꼽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공개된 총선백서에 대해 "평가는 백서가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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