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어차피 잘 안될 것"…여권 내홍에 비토 시점 저울질

김민석 "검경 의뢰가 최대권한인 특감으로 뭘 하나?"
한동훈 성과내기 견제 측면도…"특검과 특감은 완전 별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0.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한병찬 기자 = 특별감찰관(특감) 도입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오는 11월 둘째 주 중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특감 논의·고려 필요성을 일축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밀어부칠 태세여서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특별감찰관은 파도를 세숫대야로 막으려는 부질없는 시도"라며 "대통령과 배우자 4촌 이내와 대통령실 수석 이상만 조사해서 기껏 검경에 의뢰가 최대 권한인 특별감찰관으로 뭘 하자는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윤석열뿐 아니라 한동훈까지 몽땅 빼주는 맞춤형 면피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면 채 해병 3자 특검에 이은 또 한 번의 특감정치쇼를 중단하고 김건희 특검 찬성 의사를 밝히라"고 강조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공무원을 감찰하는 대통령 소속 기구다. 독립적 지위를 보장 받지만 처분의 권한이 없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도입됐으나 초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탄핵 국면에서 사퇴한 이후 현재까지 공석 상태다.

민주당은 특별감찰관제의 수사 권한과 대상이 지나치게 좁아 현재까지 제기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특감법으로는 이른바 '7상시'로 불리는 김 여사 측근과 공천 개입 의혹의 중심인 명태균씨 조차 조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의 대안 격으로 띄운 이 제도가 실현된다면 현재 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의 동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어 논의 자체가 달갑지 않은 주제이다. 이에 더해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맞서 이뤄낸 성과로 비쳐 야당이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뚜렷하다.

다만 민주당은 여당 내 친한계와 친윤계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상황을 일단 지켜보며 내홍을 즐기는 모양새다. 친한계를 은근히 부추기면서 여당 내분이 첨예해질수록 특검법 표결 시 이탈 표 반사이익도 노려봄직 하다는 계산도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특별감찰관은 우리가 먼저 얘기할 필요도 없이 여당 내에서 정리가 잘 안될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한다고 해서 특검을 안 할 수는 없으므로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트랙이고, 연계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내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 해당 법안을 민주당 안과 병합해 심사할 계획이다. 여당이 특검법 도입을 미룬다면,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준비한 특검법을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불발될 경우 28일 재 표결할 방침이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