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1심 선고 전 '특검·상설특검·국조' 3방향 총공세
'해병→김건희' 특검법 우선순위 조정…국조·상설특검 병행
국조는 우 의장 결단 필요…야당 단독 추진 부담감도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고 직전 본회의를 열고 '특검·상설특검·국정조사'를 퍼붓겠다고 벼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본회의에 '명태균 관련 의혹' 등이 수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에서 여당 몫을 배제하는 '김건희 상설특검' 규칙안과 '해병대원 사망 사건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도 함께 본회의에서 처리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당초 중점을 뒀던 해병대원 특검법보다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의 '대선 여론조사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며 특검법 명분이 차곡차곡 쌓였고 이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로 되돌아와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며 8표의 이탈 표까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세 번 발의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가로막혔던 해병대원 특검법은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활로를 뚫겠다는 복안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이미 민주당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국정조사 추진 요구안을 제출했고 절차상 국정조사 명단 위원을 각 당이 제출하게 돼 있다"며 "제출을 안 하게 되면 국회의장이 제출하지 않은 교섭단체를 제외하고 위원회 법정 특위를 구성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특검·상설특검·국정조사 3트랙으로 가는 것"이라며 "국정조사의 경우 특위 위원 명단을 국회의장실에 제출했다. 국정조사 실시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정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조사의 경우 우원식 국회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로 추진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우 의장은 야당 단독 추진 국정조사에 관해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 의장 입장에서는 이번 야당 단독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현안에 대해 단독 국정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사라지게 돼 신중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민의힘 측에서 제출한 명단은 없다며 "아직 본회의까지 20여 일 남았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은 지금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더 폭주하고 더 헌정질서 파괴하려 할 것이고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며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여러 생떼 쇼와 사회 혼란을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1심 선고 직전 본회의를 열어 김 여사 문제로 여론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11월 15일과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받는다.
한편 여야는 2차 당대표 회담을 앞두고 시기와 형식 등을 두고 조율하고 있지만 특별감찰관 추진과 김건희 특검법 및 국정조사 등 대치 상황이 뚜렷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날짜를 조율 중"이라며 "다만 용산에서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니 부담스러워하는 게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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