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외면…김건희·이재명 공방전만 펼친 '최악의 국감'
야, 도이치·마포대교·관저 등 전방위 공세…여 '사법리스크' 역공
고성 오가며 파행 '일쑤'…의료대란, 고물가, 안보 등 이슈 밀려나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2대 국회 들어 처음 진행된 이번 국정감사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이슈가 모든 쟁점을 덮은 '최악의 국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승전 김건희-이재명'이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운영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겸임상임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 4개 상임위를 제외한 13개 상임위원회의 국감 일정이 지난 25일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6개월쯤 실시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의 전반기를 평가하고 후반기 국정 방향을 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여야는 상임위를 불문하고 김 여사와 이 대표 공수(攻守)에 치중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견제라는 국감 본연의 기능은 실종됐다. 이에 따라 의료대란, 경기침체, 고물가, 연금 개혁,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민생, 경제, 안보 관련 사안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났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코나아이 특혜 의혹(행안위) △헬기 이송 특혜 의혹(교육위) △사법리스크(법사위)를 집중 공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녀 다혜 씨의 △탈세 의혹(기재위) △불법 숙박업 의혹(행안위)과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해외순방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김 여사의 △관저 불법 증축(행안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법사위, 정무위) △명태균 씨-김영선 전 의원 관련 공천개입 의혹(법사위) △논문표절 의혹(교육위) △명품백 수수 의혹(법사위) △해외순방 명품구매 의혹(기재위) △황제관람 의혹(문체위) △마포대교 교통통제 의혹(행안위) △양평고속도로 특혜(행안위)를 공략하고 나섰다.
양측의 날 선 공방이 고성이 오가는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파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로 인해 정쟁 사안이 아닌 피감 기관의 정책 검증을 위해 각 의원들이 준비한 질의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국감 첫날인 지난 7일 행안위 국감에선 대통령 관저 증축 의혹과 관련 인테리어업체 대표의 국회 증인 불출석 및 동행명령장 발부를 두고 갈등을 빚다 여당 의원이 퇴장하며 파행한 것을 시작으로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상대 당 의원 혹은 증인, 참고인의 발언을 둘러싼 공방 등 다양한 이유로 국감은 멈추기 일쑤였다.
민주당이 김 여사 의혹 검증을 위한 일반증인을 대거 채택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불출석하면서 매일 1건 이상의 동행명령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국감NGO모니터단에 따르면 국감 시작일(7일) 전까지 일반증인만 506명이 채택됐고, 동행명령장은 지난 22일까지 17건이 발부됐다. 동행명령장 발부는 19대 국회에선 0건, 20대 국회에선 4년간 2건, 21대 국회에선 4년간 14명에 불과했다.
NGO모니터단은 올해 국감에 낙제점엔 'F'의 바로 위 단계인 'D-' 학점을 매겼다. 이 단체는 지난해 국감에는 'C-'를 부여했는데 이보다 떨어진 것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를 위한 방탄 국감을 전개했다"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책 제시와 민생을 챙기는 국감을 진행해야 하는데, 수적 열세로 퇴장 등 극단행동을 하면서 '김건희 여사 방어'에 치중했다"고 평가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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