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23명 사망' 아리셀 화재 박순관 대표, 동행명령 거부
"참사로 목숨 잃은 23명 노동자와 유가족에 대한 모독"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는 25일 수사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동행명령을 거부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 환노위에 제출한 확인서에서 "국회 환노위에서 본인에게 발부한 동행명령장을 수령했으나 기제출한 사유로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2일 환노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6월 24일 발생한 아리셀 화재 사건과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수원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고, 10월 21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경기남부경찰청에서는 관련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라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 대표는 "현재 저에 대해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가 이와 직접 관련된 내용인 만큼 답변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국회에서 답변 내용이 향후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며 "제가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본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고 적었다.
또 그는 "이번 사고로 고귀한 목숨을 잃은 23명의 피해자분과 한없는 슬픔을 느끼고 계실 유족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환노위는 박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대표는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23명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박 대표가 끝내 국정감사 출석 동행명령마저 거부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발생 124일, 그리고 에스코넥 본사 앞에서 비바람과 찬 서리를 맞으며 16일째 농성 중인 피해자 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더할 수 없는 분노로 박순관을 강력 규탄하고, 참사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도 "국회 모독을 넘어서 아리셀 참사로 목숨을 잃은 23명의 노동자와 유가족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대표는 국감장에 서는 것은 피했을지 몰라도 이 화재의 책임에서는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 역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박 증인의 국감 불출석과 관련해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5조에 따라 고발해 주실 것을 위원장께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은 "고발 여부에 대해서는 양당 간사께서 위원들과 협의해서 결과를 알려 주시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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