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김여사 해법, 최소가 특감"…친윤 "원내 최고는 추경호"

친한, 김여사 쇄신·변화 없으면 공멸 위기감…추경호 압박도
친윤, 당정 뭉쳐 공동대응할 때…"한동훈 독선·독단의 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친뒤 자리에 앉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여당 내 특별감찰관을 둘러싼 갈등이 내전 수준에 이르고 있다. 당 안팎에선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의 '심리적 분당'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국정감사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의원총회에서 만일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사안이 '표 대결'이 될 경우, 당내 계파색이 더 뚜렷해지면서 친한·친윤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내 구도는 친한계 20여 명, 친윤계 30여 명, 중립지대(무계파) 50여 명으로 추정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내 특별감찰관 임명 반대 기류와 관련해 "그 사람이 국민들께 국민과 약속한 공약실천에 반대하는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의총) 진행 등에 대해서는 의원들 뜻을 수렴해서 움직일 것"이라며 "원내대표로서의 저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그저께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기본적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여권 내 쇄신과 변화가 없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에서 제기한 '3대 요구'를 비롯해 이번 특별감찰관 진행도 이같은 생각에 기반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특별감찰관 추진 과정은 당연히 당무를 총괄하고 있는 당 대표인 한동훈 대표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우리 당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게 특별감찰관"이라고 친한계의 입장을 설명했다.

또 친한계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추 원내대표에게 특별감찰관의 당내 논의 절차를 묻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압박했다. 배현진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에 이어 조경태 의원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의총을 열어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를 밟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친윤계는 최근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의 행보가 도를 넘는 당정 갈등을 유발해 여권내 분열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대야소 국면과 야권의 거센 김 여사에 대한 압박과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에 맞서 당정이 뭉쳐 공동대응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이다. 특별감찰관 추진 과정 역시 국회에서 임명하는 만큼 원내사안으로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등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헌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의 대표로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최고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최고라는 이름을 붙인 것 자체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이 충돌하면 원내대표가 우선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친윤계 중진인 권성동 의원도 전날(2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특별감찰관 임명과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하겠다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의견교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그야말로 독선이고 독단의 정치"라고 직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장재료 수급 안정방안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