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외교장관 '갑작스러운' 이석…야 "정상회담이 번개냐"

조태열 장관, 한-폴 정상회담 배석 위해 국감장 떠나
"갑자기 누구를 부르고 빼나?…외교수준 이것밖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야당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24일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날 오후 한-폴란드 정상회담 배석을 위해 국감 현장을 떠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외통위의 외교부·통일부 등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조 장관께서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문에 따른 양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게 돼 부득이하게 이석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당초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정상회담에 배석하고, 조 장관은 국감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조 장관이 배석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게 김 위원장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외통위원들은 조 장관의 정상회담 배석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국정감사와 정상회담 모두 오래전 정해진 일정임에도 장관이 갑자기 이석하게 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민주당 간사 김영배 의원은 "외교부 장관이 국감장에 나온 것은 (양국 간) 사전에 정리가 되고 계획에 포함돼 있던 내용으로 보는 것이 정상적 국가의 프로토콜 아닐지 생각된다"며 "그런데 조 장관이 국감에 출석해 있다가 긴급하게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 배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실의 국정운영 능력이나 준비 상태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 강력히 항의하고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장관이 점심시간 때 사라진 것이 좀 거시기하다"며 "더군다나 국정감사의 종합감사 마지막 날인데 장관이 점심때 사라지면 경위를 모르는 국민들은 '얼마나 국회를 무시하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되는 문제 제기에 김 위원장은 "위원장이 정교하게 챙기지 못했다. 송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의 유감 표명은 계속됐다. 차지호 민주당 의원은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데, 번개(모임)도 아니고 갑자기 누구를 부르고, 누구를 빼는 게 말이 되냐"며 "대한민국 외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냐.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준혁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정부질문 때 총리의 자세, 저를 겁박하던 외교부 장관의 자세 등 일관성이 있다"며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가는 것 자체가 국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