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갈등 예의주시 민주…김건희 특검법 드라이브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된 데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당정 갈등을 틈타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민들 보시기에 정치가 참 답답할 텐데, 심지어 정치가 뒷골목 거시기들의 패싸움 같다는 얘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쉽고 매우 안타깝다"며 "상대를 제거하거나 아예 존재를 무시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싸움"이라며 "다시 정치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두 사람 면담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인 제로콜라처럼 성과도 제로, 무게와 의미도 제로인 제로 면담으로 끝났다"며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한 대표의 제안을 모두 거부하며 '김건희 철벽 방어'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갈등 상황을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한 기회로도 여기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안 등을 건의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다음 날인 22일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21명과 만찬 회동을 하며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민주당은 여권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을 압박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명태균 관련 의혹' 등이 수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 이번 김건희 특검법을 11월 14일 본회의에 상정하고,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시 28일 재표결에 올릴 계획이다.

민주당은 친한계가 대통령과 대립하고 결속을 다지는 상황을 보면서 이탈표를 기대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상식과 국민의 눈으로 보면 김건희 특검법은 통과돼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다면 검찰의 칼춤이 두려워서 그러는 것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물론 11월에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증교사 선고라는 불안요소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 대표의 선고와 김건희 특검법 일정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만약 이 대표가 당선 무효형의 선고를 받게 될 경우 여당이 결집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 줄 가능성이 높아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