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편 들며 "윤, 추락만 남아"…민주당 '용산 고립' 전략

"대통령 부부와 함께 죽을거냐…특검법 이제 결단할 때"
친한계 '레드라인' 고민…"민주당 손 잡는 방식은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맹탕'으로 끝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한 대표와 2차 회동을 추진한다. 윤·한 갈등을 기회 삼아 이 대표가 한 대표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고립,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결국 윤 대통령은 국민적 지탄과 국정농단 의혹이 날로 커지는 데도 불구하고 김건희 방탄 의지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며 "변화와 쇄신, 특검을 바라는 민심을 걷어찬 대통령은 이제 추락할 길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도부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윤 대통령의 한 대표 '3대 요구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 '추락' '빵점' 등 혹평하며 앞다퉈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를 향한 비난은 유보해 눈길을 끈다. 한 대표를 은근히 부추기며 당정 균열을 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에 대해 "이제 한 대표도 결단해야 한다"며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대통령 부부와 함께 죽을 뿐"이라고 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알현하는 예의가 아니라 국민에게 예의를 다하는 태도, 그것은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시간이 한동훈 대표에게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회담에서 별다른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당정 간 이견은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깊어진 당정 갈등의 골에서 한 대표와 협상 여지를 열어두며 김건희 특검법 처리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 17일 세 번째로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 재의결을 위한 8명의 여당 이탈 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료 대란 관련 시급한 문제와 민생 문제도 논의하지만, 명태균 게이트로 짙어가는 김건희 국정 개입 관련 해법을 논의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한편 당내 기반이 취약한 한 대표가 섣불리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할 경우 리더십 타격은 물론 보수 분열의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바람과 달리 한 대표가 '레드라인'을 넘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 역시 많다.

친한계(친한동훈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어떤 경우든 저희가 민주당과 손잡아서 대통령실을 힘들게 하는 그런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