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회동'에 친윤-친한 전운…"특검법에 전면전-국지전 갈린다"
친한계도 김여사 특검법 '레드라인' 인식…주도권 묘수 고심
'취임 100일' 공세냐 당심·민심 눈치보기냐…친윤계도 골몰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고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면서 당정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 등 당정 간 좁혀질 수 없는 이견이 점차 당내 계파 갈등으로 격화될 조짐이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친한동훈계는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 다들 부글부글하고 있다"며 "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해 '3대 요구'를 제안했지만 사실상 모두 거절당했다. 이 밖에 특별감찰관 임명, 의정 갈등 등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원론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면담을 마친 다음 추경호 원내대표를 초대해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전해진 것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사실상 친윤계와 한 대표를 갈라치기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계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당장 코 앞에 닥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친한계 이탈표에 시선이 쏠린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법안이 통과되기 때문이다.
다만 친한계에서도 김 여사 특검법 통과는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이라는 기류가 감지된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김 여사 특검법 이탈 표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그렇게 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친한계 의원들 동조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분당 수준에 이르는 갈등이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 경우 한 대표 역시 여권 분열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친한계는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의 의중이 뚜렷이 드러난 만큼 한 대표가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묘안 수립에 골몰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회동 대응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대표 회동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고심 중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디커플링을 강하게 하거나 또는 반대로 가거나 둘 중 하나인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한계 의원은 "채 해병 특검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안팎에선 친윤(친윤석열)계 역시 이달 말 한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는 시점부터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당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윤계 일각에선 한 대표가 여론을 기반으로 당대표직에 오른 만큼, 취임 100일이 지난 시점부터 성과 평가에 따라 지지세가 빠질 수 있다고 본다. 한 대표가 당초 당대표 후보로 출마할 때 약속했던 공약 상당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세의 지점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친윤계 측에서도 직접적 공세는 자제할 것이란 상반된 전망도 적지 않다. 당대표 선거 등에서 친윤계가 한 대표에 대해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으나, 결국 실패한 점에 따른 학습효과라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인사는 김 여사 특검법 통과될 경우 "우리 당이 처한 상황이 공멸에 이를 것"이라면서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지전은 있겠지만 전면전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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