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벌어진 틈 파고드는 이재명…'김건희 특검법' 공략
빈손 윤·한 '80분 면담'…여야 당대표 회담에 쏠리는 시선
여권 갈등 계속…특검법 통과 벼르는 민주 '이탈표 4표 더'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이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끝내 '윤·한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벌어진 틈을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약 80분 동안 면담했다. 회동이 종료된 후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기자들을 만나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항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밝힌 세 가지 방안 등의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앞서 한 대표는 면담 전 윤 대통령에게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비서실장과 대통령실 모두 윤 대통령의 반응과 수용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며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문제를 두고 여권 내부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시선은 전날 성사된 여야 2차 당대표 회담에 쏠린다. 이 대표는 전날 회동을 앞둔 한 대표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며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표가 응하며 당대표 회담은 탄력을 받았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기 전 2차 당대표 회담이 성사되며 김 여사 문제를 압박하기 위한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2차 당대표 회담이 성사될 경우 논의 테이블에 오를 최대 현안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앞서 폐기된 두 번째 법안보다 혐의를 5개 늘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이 입장차만 확인하며 끝나자 한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며 압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한 대표에게 이제 남은 판단은 윤 대통령과 공멸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뿐이다"며 "결과가 없기에 더욱 여야 대표회담과 국회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김건희 특검으로 민심을 따르십시오"라며 "한 대표는 회동 전에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같이 죽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최소 4표 이상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이 궁지에 몰린 한 대표를 압박과 동시에 회유해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친윤(친윤석열)계가 한 대표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한 대표에게 수용 가능한 특검법의 범위를 제시할 경우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의 부결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양보하더라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냐는 얘기가 있는 게 맞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면 한 대표를 고무해야 하지 않겠나. 탄력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차 당대표 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1차 회담에서도 양측은 생중계 여부와 의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거듭하며 결렬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구체적 시기와 방법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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