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움직이면 탄핵 시즌2"…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적신호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김건희 특검법' 정국의 분수령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면서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친한동훈계에선 당정 신뢰 회복 기대가 무너져 특검법 저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8표 사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윤석열계는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청을 받아든 뒤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이후 당내에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이탈표 우려가 커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한 대표 요청에 대통령이 즉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면담 결과가 아쉽다 하더라도 한 대표가 그 정도(특검법 동의 입장)까지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 한 대표가 당의 단합을 이끌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검찰 수사는 정치적 의혹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당이 (앞선 재표결 당시)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친한동훈계 내에서는 추가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야당의 김 여사 특검 공세에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식 악법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분명하다"면서도 "추가 이탈표 발생에 대한 걱정은 크다"고 말했다.

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어떤 경우든 저희가 민주당과 손잡고 대통령실을 힘들게 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심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숙고해 주십사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해서도 '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를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구체적 사유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는 다음달 1일 종료되는 국정감사 직후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 공세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한다. 11월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시기를 고려해 12월 예산안 정국을 맞기 전 특검법을 재표결 단계까지 밀어붙일 계획이다.

여당 내에선 직전 김 여사 특검법 표결 당시 당론 부결 방침에도 4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만큼 3차 재표결 시 이탈표가 법안 통과 저지선인 8표에 도달할지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표심이 움직이면 박근혜 탄핵 시즌 2"라며 "그러면 당이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