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읽기] 대학 융합교육 내실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의 패러다임은 기술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 사회 변화의 흐름이 되었다. 다양한 요인들의 결합으로 우리가 일터와 사회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되면서,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의 생산과 실행을 통해 실제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대학은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경제성장 및 사회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하므로, 대학교육을 통해 융합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최근 대학혁신지원 정책들이 '초연결'이라는 환경변화에 적합한 '연계'와 '통합'의 방향을 추구하며, 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 정책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학과 혹은 전공 중심 교육체제에서는 학생들의 전공지식 획득에 큰 비중을 두므로 실제 세계의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 개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융합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일터와 사회에서 문제 진단 및 해결에 필요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관점, 통찰, 지식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의 융합교육은 융합전공과정, 융합교양교육 교과목, 자유전공학부, 비교과과정 등을 통해 실행되고 있고, 교수학습방법으로 팀 티칭, 프로젝트 기반 학습, 문제해결 중심 학습, 토론 기반 학습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융합교육 교과목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전공 분야를 배경으로 하는 학생들 간 소통과 협력의 장을 제공하며, 교과목을 설계하고 가르치는 교수들 간에도 소통과 협력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융합교육 과정과 교과목들은 대학생들의 융합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까?

최근의 학술연구 결과들은 대학에서의 융합교육이 학생들의 융합역량 개발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융합교과목 수강을 통해 학생들은 사회 현상 및 실제 세계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전공 분야의 지식과 관점을 접하고, 분야별 다양한 문제해결 과정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여러 학문분야의 지식을 논리적으로 종합·통합하는 융합적 사고력 및 통합한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융합교육 참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개방적 태도 및 여러 전공에 소속된 타인들과의 의사소통능력을 향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자유전공학부에서의 학습 경험 또한 다양한 집단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융합적 사고력을 향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다만 이러한 교육의 효과성은 융합역량 개발에 타당한 교육 내용 및 방식으로 융합교육과정 및 교과목이 구성·운영될 때 보장될 수 있다.

따라서 대학 융합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 개별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실제적인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먼저 개별 대학 차원에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해당 대학이 추구하는 융합교육에 대한 비전과 의미를 공유해야 한다. 학과 중심 교육과정과 교과목 개발·운영을 넘어 학과 간, 단과대학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개방적인 조직풍토를 형성하며, 대학이 소속된 지역사회 및 지역 산업체와의 소통을 통해 해당 대학에 요구되는 융합교육의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교수자의 융합교육 참여 동기를 향상하고 융합교육 관련 전문성 향상을 지원해야 한다. 융합교육과정이 그 취지와 목적에 맞게 설계·운영되려면, 교수자에게 분야별 연계를 통한 융합교육 내용 선정 및 구성, 학습자 중심 그리고 실제 문제 중심의 교수학습 설계, 교육평가 방법 등 관련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에 융합교육 관련 교수 역량개발 지원 및 교수자 대상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융합교육 설계·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학과나 전공 분야 교수자들과의 소통과 협력 등 상당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요구되므로, 융합교육 참여 동기 수준이 높게 유지되어야 한다. 교수자의 융합교육 참여동기 향상 및 융합교육 과정 개발·운영 노력에 대한 타당한 평가 및 보상체계를 마련·운영하도록 대학 및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융합 교육 과정 운영에 대한 대학별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융합교육의 효과성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향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학별 조직문화와 특성이 다르므로 정부는 대학별 특성화된 융합교육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세심하게 설계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며 지속적인 환류를 통해 정책수단을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의 융합교육 효과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융합교육 유형별 효과적인 교수학습방법을 연구·개발, 검증하고, 관련 지식을 확산해 대학들이 융합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효과적인 융합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 본고는 필자가 작성한 국회미래연구원의 「국가미래전략 Insight 108호」(2024.9.26.)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래읽기 칼럼의 내용은 국회미래연구원 원고로 작성됐으며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