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3대 요구안·특감' 모두 퇴짜…친한 '부글' 당정 '아슬'
한동훈 요구 묵묵부답…특검 파상공세 속 여권 균열상
빈손 회동에 좁아진 운신 폭…"한동훈, 선택의 순간 왔다"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80분 동안 만나고도 단 하나의 매듭도 풀어내지 못하면서 고민만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파다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면담인 만큼 그 성과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 여사 이슈를 해소해야 한다고 던진 3대 요구는 물론 의정 해법, 특별감찰관 등 요구에도 대통령실은 응답하지 않았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날(21일) 오후 4시 54분부터 약 80분 동안 회담을 했다.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면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항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밝힌 세 가지 방안,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앞서 한 대표는 면담 전 윤 대통령에게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이날 면담의 최대 화두는 '김 여사 문제'였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명태균 씨 등 김 여사 주변인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여권 전반을 짓누르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지점마다 김 여사 문제가 빠짐없이 등장하는 실정이다.
다만 박 비서실장이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들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과 수용 여부 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며 면담이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비서실장의 브리핑 직후 대통령실 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회담 핵심 의제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시간이 조금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면담에서 기대됐던 김 여사와 관련한 사항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은 만큼 한 대표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정관계, 당 내부 계파갈등, 대야(對野) 관계 등 한 대표를 향해 압박이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여권에서는 이번 면담 성과가 미진할 경우 당정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친윤-친한계 간 면담 책임 소재를 두고 책임론이 심화할 경우 당 내부 계파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독대 무산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불기소 등에서 이미 불협화음 조짐을 보인 만큼 '빈손 면담'은 계파 전쟁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복잡한 여권 내 역학구도에 더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국정감사 국면뿐만 아니라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분열 조짐을 틈타 한 대표 및 친한계를 향한 특검 수용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원래 정당은 여론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보조를 맞춰주긴 힘들어 보인다"면서 "한 대표에게는 이제 선택의 순간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한 대표 입장에선 여기서 그냥 끝낼 순 없을 것 같다"면서 "당과 보수 지지층을 위해 무엇을 (결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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