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면담 직전 묘한 타이밍…여야 대표회담 전격 성사 배경은?
이재명 "기회되면 야당 대표와도"…한동훈측 "흔쾌히" 화답
'민생 성과' 이해관계 일치…윤 대통령 우회 압박 분석도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조만간 두 번째 여야 대표 회담을 갖기로 했다. 지난달 1일 첫 양자 회담에서 양당 대표는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등을 합의지만 의료 공백 해소, 해병대원 특검법과 같은 주요 의제에선 입장차만 확인해 '빈손 회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정 갈등과 리더십 논란을 겪고 있는 한 대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입법에 차질을 빚는 이 대표가 이번 2차 회담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면담 직전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 제안을 수용한 배경에도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 대표는 지난 대표 회담에서 추후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후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을 거론하며 "한 대표님 면담 잘하시고 좋은 성과 내시고, 또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한 한 대표의 즉각적인 수용을 놓고 2차 회담에 대한 필요성을 양당 대표 모두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소를 놓고 윤 대통령을 압박하며 대정부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번번이 민생입법과 특검법이 거부권에 막혀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천 개입 의혹'으로 재점화된 당정 갈등과 반복해서 제기되는 당내 리더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대표 역시 2차 회담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4시간 정도 앞두고 이 대표의 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한 한 대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의 회담을 고리로 윤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만남에서 김 여사에 대한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거부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2차 여야 회담에서는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김건희 특검법' 또는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빈손 회담' 평가를 의식해 양당 대표가 앞서 합의에 이른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를 포함해 김 여사 의혹 해소, 의대 증원 규모 등 정국 주요 사안에서도 일정 부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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