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한 면담 앞 '견제구'…빈손 결과면 특검 드라이브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면담을 앞두고 양측 모두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대표에게 반복해서 이번 회동의 의제와 관련한 메시지를 던지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에게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만남이 요식 행위가 아닌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건희 리스크'가 이번 윤·한 회동을 통해 해법에 물꼬를 트게 되면 다음달 1심 선고가 이어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는 만큼 전격적인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은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회동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김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 해소에 박차를 가하며, 국정감사가 끝나는대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발의와 함께 상설특검·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절차 등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회동하는 한 대표에게 "좋은 성과를 내시라"며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명, 요식 행위로 끝내지 마시고 전향적이고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 내시기를 바란다"며 "국정 기조의 전환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설마 국민의힘 의원 10명 동의를 얻지 못할 만큼 무능한 거냐"며 "한 대표께선 국민을 현혹하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전면 수용하라고 적극 요청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오후 4시 3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한 대표는 독대를 요청했으나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하게 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 여사 관련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대통령실에 요구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 한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스스로 그동안의 실책을 인정했다고 지적하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촉구와 특검법 당위성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반면 한 대표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도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더불어 한 대표가 당대표로서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수 있다.

여야 모두 이번 회동이 '빈손 회담'이 될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회동 결과와 상관없이 대여 공세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은 물론 김건희 특검법안 통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감안하면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 윤한 회동이 성과를 내는 상황은 큰 부담이다. 그동안 '김건희 리스크'를 고리로 공세 수위를 높여가며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다소 희석되는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김건희 리스크가 해소 국면으로 들어가면 당장 11월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 15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5일엔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