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 배추밭 달려간 이재명 "농작물 수입 할당권도 거부권 하려나?"

"농작물 수입 할당 허가권 국내 생산 조합에"…민생 행보
"농해수위에서 입법준비해달라…필요하면 당론으로 추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7일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일대 배추밭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평창=뉴스1) 한병찬 구교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 선거가 끝난 17일 강원도 평창군을 찾아 배춧값 안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농작물 수입 할당 허가권'을 국내 생산자 조합에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7일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1만 원을 웃돌 거라는 시장의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평창군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현장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의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해 밀짚모자를 쓰고 직접 배추를 수확했다. 이 대표는 배추 상태를 일일이 살펴보며 현장 농민들의 고충을 전해들었다. 이 대표는 수확한 배추를 가리키며 "영 부실하다. 이게 왜 퍼져버려가지고"라며 "이것도 가물어서 말라비틀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대표는 "기후 문제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농작물 가격 급등 문제로 도시 소비자들도 고생하고, 생산유통단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엄청난 이익을 취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모두가 괴로운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기상이변에 대비한 중장기적 계획들, 대책들도 강구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후 때문에 농업 생산이 들쑥날쑥한데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는 모른 척하고 가격이 폭등하면 또 수입해 버린다"며 "농민들은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기 때문에 농작물 수급으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작물 재배 조합에 수입 할당 허가권을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수입 쿼터(할당)는 팔아도 되니 해당 농가가 허가권을 갖게 하는 것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현장에 있던 농민들과 관계자들은 손뼉을 쳤다.

이어 이 대표는 "수입 허가권을 해당 작물의 생산자 조합에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수입도 마구 안 할 텐데 자동조절기능이 작동하지 않겠냐"며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을 향해 "농해수위에서 준비해달라. 필요하면 당론으로 만들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이런 것도 거부권을 행사하려나"라며 "빨리합시다. 이것은 제가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전문가격조사기관인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가 전날(16일) 발표한 '배추 가격 추이 분석 및 가격 전망'에 따르면 11월 평균 배추 가격은 포기당 5300원 수준으로 관측됐다. 이는 4년 전 포기당 2000원대인 것에 비해 77.8% 상승한 수준이다.

10·16 재보궐 선거를 무난히 마무리한 이 대표가 이날 평창을 찾은 것은 윤 정부의 민생 경제 실정을 부각하고 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에도 추석을 맞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전통시장을 찾아 "추석이라 시장에 손님이 좀 있긴 한데, 예전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바닥 경기가 너무 아파서 무 하나에 4천 원, 배추 한 포기 8천 원 1만 원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