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 1번 의제 '김건희 해법'…빈손 회담 땐 '최악 국면'

한동훈 "김건희 여사, 중요한 문제"…인적 쇄신·활동 중단 요구
친한 "김여사, 제1 의제"…친윤 "공개압박 문제해결 도움 안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게 됐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독대 핵심 의제로 꺼낼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독대 후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활동 중단에 응해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에선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모습이다.

고강도 대책 주문한 한동훈…친한계 "독대서 인적 쇄신·활동 중단엔 응해야"

한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및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을 요구할 거냐'는 질문에 "만났을 때 어떤 말을 할 건지 리스트업 해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논란 관련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 등을 주문하며 공개 압박했다. 사실상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은 없다"고 반박한 것을 정면으로 맞받은 것이다.

친한계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소위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 및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직접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 문제도 의제에 포함되겠지만 지금은 김 여사에 대한 이야기가 1번"이라며 "인적 쇄신과 활동 중단에 대한 한 대표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확실하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은 없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는 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여사의 사과나 제2부속실 설치로는 현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여당이 재보궐 선거에선 선방했지만,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불기소 처분하고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하면서 여론이 악화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은 없다'고 하되, '다만 국민들의 의구심이 있고 새로운 출발에 대한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인적 쇄신은 하겠다'고 말하는 게 지금으로서 최고의 독대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제2부속실 설치가 의미가 없다. 제2부속실을 만들면, 활동을 자제해야 할 김 여사보고 오히려 더 활동하란 꼴 아니냐"며 "김 여사가 활동을 중단하고 여론의 관심에서 좀 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2024.10.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친윤 "공개 압박 도움 안 돼"…독대까지 '김 여사 불기소·특검법·명태균' 여론 뇌관

반면 친윤계에선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촉구하고, 독대까지 이 흐름을 이어가는 것에 불편한 기류가 읽힌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둘이서 만나는 독대에서는 김 여사 문제 등을 언급할 수 있겠지만, 한 대표가 언론에다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그만하는 게 맞다"며 "한 대표로서는 공개적으로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야 확실하게 선명성이 생긴다고 판단해 지금처럼 공개 발언을 할 수 있겠지만, 문제 해결엔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언론이나 지지자들이 김 여사 활동 자제나 소위 여사라인 교체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대표나 측근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그렇게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 문제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독대 시기는 다음주 초로 예정돼 있다. 다만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추가 폭로하거나 의혹이 증폭될 경우 독대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명 씨 관련 문제가 매일 하나씩 터지고, 의혹이 폭발적으로 증폭될 경우엔 독대를 2~3일 미뤄 다음주 후반에 독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