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라인' 쇄신 카드 먹혔다…친한 "한동훈에 마음 준 것"
한동훈 선거 기조…조용한선거에서 적극 공략으로 방향 전환
친윤 "텃밭 수성으로 당정 갈등 더 심화시키면 국민들 채찍들 것"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17일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큰 격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이보다 격차는 작았지만,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당내에서는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내줄 경우 '네탓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두 곳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한동훈 효과'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는 61.03%를 얻어 39.96%를 득표한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22.08%포인트(p) 차로 따돌렸다. 인천 강화군수 보선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50.97%를 기록하며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를 상대로 8.85%p 차이로 승리했다
선거 초반 국민의힘은 두 텃밭 모두에서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인천 강화에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돌릴 때마다 넉넉한 격차로 승리가 예상됐지만, 부산 금정은 야권 단일화로 판세가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을 '조용한 선거' 기조를 철회하고 총력전을 벌였다. 지역이 아닌 중앙에서의 이슈를 끌어들여선 불리하다고 판단, 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일꾼론'을 외쳤다.
그럼에도 좁혀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지 않아 전략 수정이 있었다. 한 대표는 막바지 지원 유세에서 "여러분의 저희 당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바탕으로 제가 당과 정치를 쇄신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를 뒤로 미루고 자신이 선거 전면에 나선 셈이다. 대신 김 여사를 겨냥해 대외 행보 자제와 측근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등 메시지 강도를 높이며 중앙에서의 불리한 여론을 자신을 통해 방어하려고 시도했다. 한 대표는 부산 금정을 무려 6번 찾았다.
이러한 노력이 부산에서의 낙승으로 이어지자 친한계에서는 '한동훈 효과'라고 분석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뉴스1에 "한 대표가 부산에서 최선을 다하니까 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격전지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덜 찾았던 강화에서는 여사나 대통령실에 대해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단일화로 인해 박빙이 예상된 부산 금정과 여권 분열로 힘든 인천 강화에서 유권자는 국민의힘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김대남·명태균 파동으로 상징되는 김 여사 논란과 지금도 진행 중인 의정 갈등을 국민의힘이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이른바 여당 내 야당 노선이라 그럴까. 이런 것들을 아주 공개적으로 명확하고 선명하게 표방했다"며 "전통적인 저희 당 지지층도 굉장히 많이 동요하고 이탈하고 침묵하는 분위기에서 그래도 한 대표의 그런 자구책에 나름대로 마음을 주신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에선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권 의원은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발언을 한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역 선거, 지방 일꾼을 뽑는 선거 아니냐"라며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행정기관의 장을 뽑는 그런 선거였기 때문에 저는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친윤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부산 시민들이 적어도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절반 동안 그래도 일은 할 수 있게끔 좀 만들어준 것은 아닌가"라며 "텃밭 수성을 계기로 당정 갈등을 더 심화시키려 든다면 오히려 국민들의 매서운 채찍질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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