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아성 넘지 못한 정권심판론…야, 김 여사 총공세로 전열 재정비

탄탄한 보수층·설화에 부산 패배…텃밭 호남은 수성 '평타'
김건희 특검법 다시 고삐…이재명 "국민 뜻 잘 새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0·16 재·보궐 선거에서 내심 기대하던 부산 금정구청장을 얻는 데 실패하고 안방인 호남에서 민주당 비토론을 일부 확인했다. 표면적으로는 텃밭을 수성한 데 그쳤지만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판단이다.

선거를 매듭지은 민주당은 전열을 재정비해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한 대여 공세 고삐를 다시 바짝 조일 전망이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남 곡성·영광 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하고, 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 자리는 국민의힘에 내줬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열세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다.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은 전통적으로 보수에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심판론을 등에 업고 해당 지역까지 노렸었다.

부산 금정구에서 김경지 민주당 후보는 38.96%를 득표해 61.03%를 얻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에 패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정미영 민주당 후보는 37.96%, 김재윤 국민의힘 후보는 62.03%였다. 민주당 득표율은 1%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1%p 하락한 셈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명태균 씨 대화록 폭로 등의 호재를 바탕으로 금정구청장 선거 역전을 노려왔다. 그러나 탄탄한 보수 지지층과 선거 막판 터진 김영배 의원의 설화가 겹치면서 고배를 마셨다.

4파전으로 치러진 인천 강화군의 경우 한연희 민주당 후보는 42.12%를 획득했다. 3파전이었던 제8회 지방선거 당시 한연희 민주당 후보는 35.35%로, 통상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임에도 6.77%p를 더 확보한 셈이다.

보수군 후보는 같은 기간 3.67%p 상승했다.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는 50.97%로 이번에 강화군수에 당선됐다.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유천호 무소속 후보는 47.33%로 당선되고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홍익표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권 심판론으로 작동하기엔 선거 자체가 너무 미니 선거였다"며 "그렇다고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신임을 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김건희 리스크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인 명태균씨가 추가 폭로를 예고한 데다,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이어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까지 연이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에 민주당에 불리한 국면은 아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윤·한 갈등이 더 심화되면 여권을 향한 여론은 더 악화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검찰의 수사 의혹을 추가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며 공세 본격화 수순에 돌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여당과 정부도 일신해서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새기고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미래 희망을 가지도록 좋은 정책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