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극복 금정·강화 승리…한동훈 리더십 '탄력'
[재보선] 이재명, 호남 수성…전남 영광 3파전에도 민주 굳건
조국혁신당 '호남 재편' 고배…"무한 정쟁 반복 우려"
- 이비슬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한병찬 기자 = 10·16 재보선 기초단체장 4곳의 투표 결과 여야의 승부는 2대 2로 결론 났다. 산술적으로는 무승부로 볼수 있다. 하지만 선거 시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으로 여당이 수세에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의 선전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 속에서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자리를 지켜내며 여권 텃밭을 지켰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의 호남 정치 지형 재편 가능성을 점친 전남 영광·곡성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하며 호남에서의 굳건한 지위를 재확인했다.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0시 기준 개표율은 △부산 금정(52.95%) △인천 강화(85.26%) △전남 곡성(100.0%) △전남 영광 (76.44%) △서울시 교육감(76.80%)을 기록했다.
전체 선거 단위마다 개표가 절반 이상 진행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 후보 당선이 확실시됐다. 민주당은 전남 곡성·영광 군수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재보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약 한 달 앞둔 시점 치른 만큼 민심의 평가에 이목이 쏠렸다.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 선거 네 곳 중 두 곳을 지켜내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총선까지 이어진 연속 패배 기록을 끊어내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직전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이끈 리더십이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여러 리스크는 있었지만 한 대표의 적절한 대응이 보수층 결집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층에서 기회를 한 번 더 주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공세 속에서도 호남에서 승리하며 대체 세력의 등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을 '2차 정권 심판의 날'로 명명하고 여당 텃밭까지 노렸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 이후 형성된 야당의 정국 주도권을 지켰으나 확장성에 한계를 보였다. 그는 안으로는 사법 리스크 대응 동력을 키우는 한편 밖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보다 철저한 공세와 실질적 성과를 거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당구조 타파를 강조하며 '호남의 둘째 아들' 자리를 노린 혁신당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진보당에도 밀리며 신생 정당 한계를 확인했다.
지역 선거에서 존재감을 키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균열을 봉합할 책임이 커졌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조직 사이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지방선거 때문에 물밑에서는 싸움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 금정에서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이번 재보선 최대 승부처였던 부산 금정에 한 대표는 여섯 차례, 이 대표는 네 차례 방문하며 여야 대표가 총력전을 펴기도 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후보 단일화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전임 구청장 사망으로 치르는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혈세 낭비"라고 표현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 발언은 선거 직전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 영광에서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장현 혁신당 후보, 이석하 진보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야당이 3파전을 치르며 이번 재보선 격전지로 급부상했지만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 곡성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55.3%의 지지율로 박웅두 혁신당 후보(35.9%)를 큰 차이로 누르고 전체 재보궐선거 단위 중 가장 먼저 승리를 확정지었다.
보수 강세 지역인 인천 강화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한연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표심에 변수가 되지 못 했다.
이날 당선인은 당선 확정 순간부터 곧바로 임기를 시작해 오는 2026년 6월까지 지자체장직을 수행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2 대 2 결과는 민심을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반성이나 혁신이 힘들지 않겠느냐"며 "다음 선거까지 무한 정쟁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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