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동행명령장, 지루한 의혹 공방…뉴진스 '하니'만 반짝
22대 첫 국감 맹탕 조짐…'김건희·이재명 국감' 성과 저조
이벤트성 아이돌 출석만 화제…의원 특혜 불거지며 '눈살'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반환점에 다가서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고성만 난무한 빈손 국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야당이 이번 국감을 '김건희 국감'으로 만들겠다며 무더기 증인을 신청했지만 주요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등 공세를 더하고 있지만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에 '한 방'이 없다는 평가다. 엇비슷한 의혹 제기만 되풀이하면서 뉴진스 하니 출석과 같은 이벤트성 이슈 외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16일 오후까지 각 상임위는 총 8건의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논문 대필 의혹을 받는 설민신 한경국립대교수(교육위원회)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행정안전위원회) △'황제 관람 준비' 의혹을 받는 KTV PD와 전 방송기획관(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김 여사와 관련해서만 5건을 발부했다.
이 중 동행명령장을 받고 국회에 출석한 증인은 없다. 증인 불출석에 더해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그간 나왔던 내용들의 재탕에 불과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과 공천 개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진 '멋쟁해병' 카카오톡 채팅방을 조명하며 김규현 변호사에게 "삼부토건 얘기를 많이 했다"는 증언을 끌어냈다.
이에 맞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카톡방 구성원들의 새 녹취록을 공개하고, 해당 카톡방에서 주가조작 의혹이 일었던 '삼부'가 삼부토건이 아닌 골프 야간 라운딩이라는 주장을 밀어붙였다. 야당은 해당 녹취록이 조작됐다며 크게 반발했고, 구명 로비 의혹에서 여당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2대 국감 7일 차인 16일에도 뚜렷한 의혹이 나오지 않자 운영위원회에서는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강수를 뒀다. 명태균씨 등 대통령실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상당수 다른 상임위에서 이미 채택됐던 인물들"이라며 "뒤끝 증인 채택, 스토킹 증인 채택"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증인 채택을 강행했다.
유의미한 정책 질의나 의혹 제기가 실종된 탓에 올해 국감에서는 '하니'만 남았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는 지난 15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하기 전과 후 모두 이목을 모았다.
이날 하니는 환노위 참고인으로 출석해 지난 6월 있었던 하이브 내 타 레이블 매니저의 '무시해' 발언 주장에 대해 다시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우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다.
하니는 "제가 여기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거라는 것을 아니까 나왔고 이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선배, 후배, 동기, 연습생들도 이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분들이랑 연습생의 계약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다르지 않은 점은 저희는 다 인간이다. 그걸 놓치신 분들 많이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과로사 은폐 의혹도 새롭게 조명됐다. 이날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2022년 9월 하이브에서 근무 중 쓰러졌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며칠이 지나 사망한 직원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김주영 어도어 대표가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아 과로사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하니를 둘러싼 의원들의 특혜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날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하니를 특권을 이용해 별도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나온 어린 소녀를 사생팬 심정으로 가서 특권으로 만났다"라며 "과거 평창 올림픽 당시 박영선 전 의원이 봅슬레이 선수들을 만나 빚어진 특혜 논란을 기억할 것이다.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뉴진스 사태는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와도 연관되는 사안"이라며 "따라서 과방위원장이 이 사안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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