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로' 흔들리는 여권…민주, 특검 '절호의 기회' 노려
연일 비판 이어가던 민주, 국감 집중 모드…"내용 지켜봐야" 신중
이번주 재보선·도이치 처분, 11월 이재명 선고·쌍특검법 재발의 촉각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공개로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당은 명 씨가 제기하는 의혹들을 주목하면서도 떠들석한 정치공세보다는 특검 실행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만큼 명 씨의 발언에 일일이 의혹을 파고들기보다 국감에 집중하면서 김건희 여사·해병대원 특검 재발의를 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명태균 씨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 연일 폭로를 이어가는 가운데, 급기야 전날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의힘도 '이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명 씨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나 여권 유력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대선 경선이나 전당대회에서 판을 짜는 역할을 도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명 씨의 녹취나 문자 내용을 언급하며 비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그동안 명 씨 폭로에 일일이 대응 않겠다던 대통령실이 김 여사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면 김 여사가 실질적인 통치자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론조사 조작 부분, 그리고 선거에 개입돼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법적 영역까지 넘어가는 것이자 국정농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차원에서 이 문제 관련 제보를 받는다거나 직접 기구를 꾸려 조사에 나서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지난 7일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심판본부'를 구성하고 김 여사 특검과 국정조사 채비에 나선 정도에서 추가 대응은 않고 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1일 "먼저 명 씨 관련 의혹의 본질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둘의 문제라는 것"이라며 "온갖 의혹들이 제기돼 본질이 흐려질 수 있는데 본질을 명확하게 하고 의혹을 분류·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민주당은 국정감사 등에서 의혹을 부각하는 데 힘 쓰고 있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다음달 1일 예정된 대통령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 및 참고인에 대해 논의했다. 상정된 증인 명단에는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등 대통령실 총선 공천개입 의혹 관련 증인들이 포함됐다.
그 외에도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대검찰청 국감 증인으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행정안전위원회는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전달되지 못하자 다음 주 종합감사 때 다시 부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대응은 명 씨 의혹이 정부여당발 내홍 성격에 가깝고, 가만히 있어도 손 쉽게 점수를 딸 수 있는 형국인 만큼 일단 국감에 집중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명 씨 의혹보다 11월 이재명 대표 재판 선고에 따른 당 내부 동요를 막는 것이 당 차원에서 더 중요할 거란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아무리 의원들이 무죄를 주장한다고 해도 내부적으로 조급할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중도층 등 여론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대선 구도까지도 바뀌어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진행되는 10·16 재·보궐선거 결과와 이르면 오는 17일 예정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검찰의 최종 처분 결과에 따라 향후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민생·경제·안보 상황이 엄중한데 명태균 씨 한 사람에 휘청이는 용산과 집권 여당의 한심한 모습에 우리 국민이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내일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해 검찰이 최종 처분할 예정인데, 처분 내용에 따라 당에서 대처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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