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법' 이후 의료분쟁 조정개시율 8%→80%대 껑충

소청과 100%, 응급의학과 74.%, 산부인과 76%
백종헌 "조정개시율 저조한 과목 고려해 법 개정"

국군의 날이자 임시공휴일인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10여년 전 8% 수준이었던 흉부외과의 의료분쟁 조정개시율이 2016년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 이후 80%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의료분쟁 조정 현황'에 따르면 2012년 8.3%였던 흉부외과의 조정개시율이 2024년 82.4%를 기록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에 따르면 중재원이 조정절차를 개시하기 위해선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고자 하는 의사를 중재원에 통지해야 한다.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조정절차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조정 신청은 각하된다.

다만 2016년 '신해철법'이 시행되면서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등에 해당하면 조정신청에 응하지 않아도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최근 10년간 진료과목별 조정개시율 현황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의 조정개시율은 2012년 35.7%에서 2024년 8월 기준 100%로 올랐다. 응급의학과(74.5%), 산부인과(76%) 또한 조정개시율이 70%대로 올랐으며, 이비인후과도 9.1%에서 54.8%로 증가했다. 피부과는 42.9%에서 51.5%로 올랐다. 다만 성형외과는 50%에서 46%로 감소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의 조정개시율이 2012년 25%에서 2024년 8월 기준 80.7%로 올랐다. 종합병원은 같은 기간 29.9%에서 68%, 병원은 49.5%에서 67.2% 의원이 40%에서 57.1%로 증가했다.

그러나 의원급은 지난 10년간 평균 49%로 타 의료기관에 비해 조정개시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의원급에서 진료하는 특성이 있는 진료과목의 경우 조정개시율이 40~50% 중반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최근 5년간 의료분쟁 조정 신청 지역별 상위 3개 지역은 대구, 울산, 전남이었다. 대구는 2019년 96건에서 2023년 109건으로, 울산은 41건에서 42건으로, 전남은 58건에서 64건으로 증가했다.

백종헌 의원은 "최근 10년간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과와 전체적으로 의료기관의 조정개시율이 개선됐지만 성형외과, 피부과 및 의원급은 아직 40%대로 저조해 우려된다"며 "현행법상 14일이 지나면 조정 신청이 각하하게 되므로 조정개시율이 낮은 진료과목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그 특성을 고려하여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