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하니 만난 민희'로 과방위 파행…여당 집단 퇴장

파행 1시간 후 속개했지만…최민희 "박정훈에 질의시간 안 준다"
국힘 "최민희, 발언권 차단…사생팬 심정에 특권으로 하니 만나"

그룹 뉴진스(NewJeans)의 하니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를 따로 만났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과방위가 파행됐다. 파행된 과방위 국감은 1시간 만에 속개됐지만, 문제를 제기했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최 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주지 않았고 결국 여당 의원들은 국감장을 집단 퇴장했다.

과방위 국정감사는 이날 오후 4시 20분쯤 최 위원장이 하니를 만나러 간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과방위가 속개된 이후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자리를 비운 시간에 하니를 따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하니가 오후 1시 24분쯤 국회 본청에 도착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최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오갔고 결국 1시간 동안 정회 후 5시 20분쯤 속개됐다.

과방위 국감이 속개된 후 최 위원장은 "문제의 참고인(하니)이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상황은 2시 32분이고, 제가 과방위 회의장을 나간 시간은 2시 41분"이라며 "제가 과방위 회의장을 나간 시간에 이미 참고인은 환노위 회의에 출석해 있었다. 만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상임위를 준비해야 하고 상임위를 진행하는 중간에 (하니를) 만나서 되겠냐는 질의였다"며 "'하니 만난 민희'라고 해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게 적절한 거냐는 지적을 (박 의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근데 그 시간대가 아니라며 (여당 의원을) 퇴장시키라고 하니까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최 위원장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질의 시간을 이용해서 위원장에게 모욕을 줬다"고 했다. 이정헌 의원도 박 의원을 향해 "박 위원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30년 가까이 기자와 뉴스 앵커를 하지 않았냐"며 "최소한 팩트체크를 거친 상태에서 말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은 박 의원에게 질의 시간을 줄 것을 요구했으나 최 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 2항을 들며 거부했다. 최 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를 언급하며 "회의의 질서유지 조항 2항은 (회의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회의를 방해한) 의원에 대해서 당일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퇴장할 수 있다"며 "저는 박 위원에게 질의 시간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하다 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위원장이) 출석을 위해서 환노위 사무실에 앉은 하니를 찾아가 만난 사실을 저희가 확인했다. 본인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며 "자신의 어려움을 국회에 호소하기 위해 나온 어린 소녀를 사생팬의 심정으로 가서 특권으로 만난 것이다. 최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상임위 방에서 만날 수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최형두 의원은 "해명하고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아예 이 문제를 묻는 국회의원의 발언권을 차단했다"며 "이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소리 지르고 고성과 삿대질하며 회의 진행에 방해가 있었던 책임도 절반 이상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