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탄' 수렁 빠진 여권…반사이익 민주 "지켜보는 중"

'여론조사 조작 의혹' 녹취록 공개…"믿기도, 부인하기도"
헌재 추천 관련 여야 줄다리기…"아직 결정할 때 아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법 개정과 관련한 과학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입법청문회에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6.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직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게 '미공표용' 여론조사 데이터를 손보라는 지시를 직접 했다는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에 대해 "명씨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다 부인하진 않는다"고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명씨는 발언하는 주장자이고, 그의 주장은 판단의 영역일 뿐 믿음의 영역은 아니다"며 "판단은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녹취록이 작성된 대화 문건에 대해서 1차적으로 판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명씨의 발언이 어떠한 의도가 있을지 의심해보고, 다른 정황 증거가 없어도 거짓말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좀 더 의심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컷뉴스는 이날 노종면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2년 2월 28일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A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A씨가 진행 중이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이게 연령별 득표율을 하면 더, 60세나 이런 데, 다 올라가제? 윤석열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네"라고 답했고, 명씨는 "그거 계산해 갖고 넣어야 된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미공표용 여론조사 보고서에는 20~40대 샘플은 줄이고, 50~60대 샘플은 늘린 결과값이 별도로 존재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와 A씨와의 통화가 이뤄진 당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전국 단위 자체 여론조사를 벌였고, 연령별 가중치를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적용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명씨는 본인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를 5년 전 정리한 데다가 '공표용' 여론조사로만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한테 보여줬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이와 배치되는 정황이다.

특히 당시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게 "다 챙겨주라 하더라"라고 말하며 제3자로부터 지시를 받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제3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명씨가 누군가의 지시나 대가 없이 스스로 조사해 왔다는 해명과도 배치된다.

공교롭게도 명씨 지시로 수치가 일부 조정된 해당 여론조사 보고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극적 단일화가 이뤄지기 바로 전날 완성됐다. 당시 명씨는 또 다른 통화에서 해당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 등 후임 선출을 두고 여전히 국민의힘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여·야가 1명씩 선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대로 민주당이 2명, 국민의힘이 1명을 선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 원내대변인은 "무한정 늘어질 수는 없으니, 일정 정도 시한을 정하는 단계가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