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들 "기생집 발언 양문석 사과하라…DJ·김정숙도 공연 관람"
"기생·상납이란 말을 감히…분이 안 풀려"
"끝까지 싸울 것"…여당은 윤리위 제소
- 박기호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윤하 기자 = 국악인들은 14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에 대해 '기생집'이라고 표현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악인 이영희·신영희 씨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했다.
국가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이영희 명인은 김대중·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공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저희 공연을 보셨는데 그 자리를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저희를 전통을 지키고 계승·발전시켜서 우리의 얼을 살려가는 인재로 인정해 주시지, 양 의원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 안 하실 것"이라며 "국민께선 제 말씀을 들으시고 양 의원을 꾸짖고 양 의원은 저희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은 "어찌 기생 취급을 그렇게 할 수 있느냐"며 "사죄를 안 하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신 명창은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렇게 품격 없는 언어를 쓸 수 있느냐"며 "저희는 분이 안 풀린다. 어떻게 기생, 상납이라는 말을 감히 (쓸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민요 인간문화재 이춘희 명창은 "지역(민)을 대표하는 분이 그런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끄럽다"며 "국악을 위해서라도 이분의 사과를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양 의원이 '기생집' 발언 이후 사과 의향을 전해온 바 없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나아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국회의원직 제명도 필요하다는 격앙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가야금 연주가 이뤄질 것을 거론하면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에게 "공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줬느냐"고 물었다.
양 의원은 출연료를 주지 않았다는 답변에 "제자들을 강제동원해 대통령 부인 앞에서 공연 상납을 시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며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 이 지X 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양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goodd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